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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Writing과 마이크로카피 한 IT서비스 기획자로서 서비스 기획을 하다 보면 서비스 내에 표시되는 수많은 단어와 문구를 작성하며 씨름하게 된다. 나는 기획서를 작성할 때 입력 폼 힌트 메시지(이하 Placeholder Message), 유효성 검사 메시지(이하 Validation Message) 등은 물론이거니와 서비스 내에 표시되는 모든 문구와 메시지를 별도 지면을 할애하면서까지 정리해놓는데 이렇게 메시지를 정리해놓는 기획자를 처음 만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했던 적이 있다. 서비스 내에 표시되는 단어와 문구(마이크로카피, 이하 Microcopy)가 미국에서는 UX의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되며, 이를 작성하는 행위를 UX Writing이라 부르고, 이를 전문적으로 작성하는 UX Writer라는 직군까지 등장했는데 국내에선 기획자가.. 2020. 3. 22.
[화면(상세) 기획] 이렇게 기획하면 안 돼요! #회원가입 나도 한 IT서비스 기획자로서 완벽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싶지만 항상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유가 어찌 됐든 간에 자랑스럽기보단 부족하다는 생각에 부끄러울 때가 더 많다. 그만큼 완벽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타 서비스의 잘못된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항상 조심스럽다. 남 이야기할 것도 없이 나부터 잘해야 하니까!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을 겪을 사용자와 이로 인해 회원 가입률이 떨어지고 있을 것이 염려되어 한 서비스의 회원가입 페이지에 잘못 기획된 부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글은 비난의 목적이 아니라 개선을 통해 사용자에게 보다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작성하는 글임을 밝힌다. 자! 이제 이 서비스가 안내한 것처럼 '참 쉬운 회원가입.. 2020. 3. 18.
사라질 유망직업, 서비스 기획자 글로벌 기업평가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에서 선정한 2020년 미국 내 유망 직업 4위이자 평균 연봉 3위 직업, 제품 매니저(Product Manager). 그렇다! 한국에선 서비스 기획자를 말한다. 회사에 따라선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 PM),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PO)라고도 부르겠지만... 미국 내 리서치이기 때문에 한국 현실과는 차이가 날 수도 있겠지만 국내 현실을 고려해도 한 기획자로서 느끼는 만족도나 급여 수준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트렌드가 될 정도로 모든 산업에서 IT기술을 도입해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보니 기획자의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는데 그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기획자의 인기와 연봉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 2020. 3. 2.
서비스 기획이란? IT서비스 기획이란 예쁘고 사용하기 편한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 등의 IT서비스를 디자인하고 개발하기 위해 와이어프레임을 포함한 스토리보드(일명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겪는 특정 문제나 불편을 IT기술을 통해 해결(문제 인식 및 목표 정의)하기 위해 현행법과 정책을 준수하고 환경과 인프라, 경쟁사 등을 고려(시장조사 및 벤치마킹)하며 인력이나 일정, 예산 등의 가용한 리소스 내에서 서비스 정책을 만들고(정책 결정 및 요구사항 정의) 이를 서비스로 구현하는 일련의 과정(스토리보드 작성 등)이며, 서비스 정책의 반영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말기와 OS 등의 서비스 환경에서 사용자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해하기 쉽고 사용하기 편한 플로우와 UIUX 등을 고민하는 것이다... 2020. 3. 1.
MVP, Lean 등의 용어가 짜증나는 이유 최소 기능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이란 고객에게 제품의 가치를 검증하기 위해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한 제품을 말한다. 내가 MVP, 린(Lean) 등의 용어에 짜증 나는 이유는 동료나 회사, 나아가 업계에서 낮은 서비스 완성도나 퀄리티에 대한 변명으로 해당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MVP잖아요! 어떻게 MVP 때 완벽해요?" "MVP니까 오픈하고 사용자 반응이나 데이터 보면서 수정해요!" "MVP 몰라요? MVP! MVP잖아요~" MVP =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한 제품 ≠ 낮은 완성도와 퀄리티의 제품 모바일 시대의 등장과 함께 영세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사업에 대한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빨리 검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때문에 M.. 2020. 2. 26.
1+1=2가 될 수 없는 프로젝트 프로젝트는 1+1=2가 될 수 없다. 기존 멤버들과 시니어들은 신규 입사자와 주니어를 교육해야 하다 보니 1명의 역할을 다 할 수 없고, 멤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커뮤니케이션과 관리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늘어나며, 동료 간 능력과 열정의 차이는 평균에 수렴하기보단 하향 평준화되기 쉬운 데다, 협업을 통한 시너지보단 시기와 질투, 반목과 갈등이 발생하기 쉬우며, 손발이 맞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는 신규 채용을 했다면 시너지를 통해 1+1은 2 이상의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정말 1+1이 2 또는 그 이상이 될 수 없는 것일까? 프로젝트에서 1+1이 2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열정 넘치는 동료들이 있고 그 성장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말.. 2020. 2. 17.
UIUX가 서비스 기획을 망쳤다! 내가 한 IT서비스 기획자이자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UIUX가 진짜 서비스 기획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서비스 기획은 디자인과 개발은 물론이거니와 역사와 문화, 철학, 법, 정책, 환경, 인프라, 생태계, 뇌과학, 심리학 등의 융합의 결과물이자 나아가 리소스와 일정, 동료들의 역량과 수준, 고도화 및 확장성, 데이터의 수집과 처리 및 분석, 사회와 업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는 통섭의 영역인데 너무 UIUX에 포커싱된 나머지 예쁘고 쉽고 편한 UIUX를 가진 서비스가 좋은 서비스이고 때문에 이런 UIUX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것이 서비스 기획과 디자인의 목적이자 목표라는 인식이 업계에 팽배하여 잘못된 UIUX를 가진 서비스를 양산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서비스만 양산했으면 다행이련만 그런.. 2020. 2. 3.
서비스 기획자의 라이브러리 라이브러리 : 영어로 도서관을 뜻하지만 컴퓨터 공학에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나 코드를 하나의 함수나 클래스 단위의 모듈로 묶어 재사용을 하는데 이러한 함수나 클래스들의 집합을 라이브러리라고 한다. 개발자들은 개발을 쉽고 빠르게 하기 위해 자신이나 타인이 이미 만들어놓은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개발을 하고,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컴포넌트나 템플릿(요샌 디자인 시스템 구축이 유행이다.)을 만들어 공유하고 활용하며 디자인을 하는데 안타깝게도 서비스 기획자에겐 그런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나 컴포넌트, 서비스 기획 시 필요한 관련 법규나 정책을 정리한 문서 따윈 없다. 나는 기획서 작성 시 기획서의 맨 앞장에 각 페이지를 구성하는 요소, 즉 컴포넌트 가이드를 작성해서 프로젝트 팀원들이 동.. 2019. 9. 3.
공유 오피스의 민낯 공유 오피스에서 일한 지 6개월째. 이 글을 쓰기 위해 꼬박 6개월을 기다렸다!!! ;)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기 전에도 여러 공유 오피스를 구경하며 비좁은 사무공간과 책상 때문에 불편하거나 답답할 것 같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실제 6개월을 공유 오피스에서 일해보니 그런 문제는 정말 빙산의 일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좋은 입지조건과 세련된 인테리어, 네트워킹 효과, 무제한 커피와 맥주 · 시리얼 등으로 공유 오피스의 장점을 열심히 홍보하지만 공유 오피스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6개월 간 직접 겪고 느낀 그 단점들을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장비에 어울리지 않는 비좁은 사무공간과 책상 내가 회사에서 지급받은 장비는 아마도 국내 서비스 기획자로선 최고의 장비(27인치 5K i9 64G.. 2019. 9. 2.
당신은 동료에게 회사이자 환경이다. 회사를 퇴사하는 가장 큰 이유가 급여나 복지 등의 보상에 대한 불만족이 아니라 직장 동료(상사와 후배를 포함한다.) 때문이라는 사실은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퇴사까진 언급하지 않더라도 직장생활에서 어떤 동료들과 함께 하는지가 나의 성공과 성장, 스트레스 등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은 직장생활에서 아주 중요하다. 이 또한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런데 과연 좋은 동료는 누구일까?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비롯하여 필리핀과 중국의 12개 회사에서 여러 국적의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해보니 능력이나 역량도 중요하지만 좋은 자세와 태도를 가진 동료가 좋은 동료라는 점을 깨달았다. 이성적 자세 vs. 감정적 자세 사람이다 보니 짜증이 날 수도 있고, 이런저런 이유.. 2019. 8. 21.
기획자는 R&R마저 기획해야 한다. 오늘도 기획자 커뮤니티와 블라인드 IT기획/PM 채널에는 잡부로 전락했다는 하소연이나 이 업무가 기획자의 업무인지 의문이라며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는 글들과 함께 (자기 일이라면 그렇게 쉽게 이야기하지 못했을 텐데) 퇴직하라는 댓글들이 가득하다. :( 그런데 이 문제에서 만큼은 퇴사는 기획자에게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프로덕트 매니저이자 오너인 서비스 기획자로서 숙명인 문제에서 벗어나겠다고!?!? 그렇다면 퇴사가 아니라 직군을 바꾸는 편이 나을 것이다. 14년 차 서비스 기획자로서 기획자의 업무와 역할을 정의하고 이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기획자의 업무와 역할을 정의하는 것이 참으로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여러 회사를 경험했는데 매번 기획자로서의 나의 역할을 떠올려봐도 회사마다 .. 2019. 8. 18.
정책 레거시와 기술적 부채 나는 IT업종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서비스 기획자라는 내 직업과 업무를 소개할 때 건축에 비유하곤 한다. IT종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서비스 기획자를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고(사실 IT종사자라 하더라도 서비스 기획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정확히 설명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IT서비스를 만드는 과정과 주요 직군들이 건축의 그것과 유사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가끔 알만하다고 생각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기획한다고 이야기하면 개발자나 사업기획자로 오해하는 것을 봤을 때 건축에 비유해 설명하는 편이 그나마 설명하기 쉽다. 서비스 기획자는 건축에서 건축사와 비슷하다. 건축사가 건물을 짓기 위해 설계도와 도면을 그리고 감리를 수행하는 것처럼 서비스 기획자는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등을 개발하기 위해 건축사.. 2019. 6. 25.
알면 알수록 어려운 서비스 기획 뽀개기 강의안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아래 업데이트된 내용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 서비스 기획 뽀개기! 2021년을 맞아 '알면 알수록 어려운 서비스 기획 뽀개기!' 강의안을 업데이트했습니다. 장표가 가면 갈수록 늘어나네요;;; 여하튼 IT서비스 기획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germweapon.tistory.com 강의가 끝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12시간, 3시간씩 4회에 걸친 서비스 기획 강의가 끝난 것이다. 덜컥 수락했을 때는 잘할 수 있을까 왜 수락했을까 걱정과 후회를 했고, 강의가 시작했을 때는 의욕과 열정만 앞섰으며, 강의 중에는 부족한 실력에 민망하고 부끄러웠으며, 강의가 끝났을 때는 시원섭섭했다. 실무 서비스 기획을 하는 것과 강의를 하.. 2019. 6. 17.
가성비 No! 시간 대비 경제성 Yes! 하루 평균 16시간 이상(이젠 놀랍지도 않다.)을 의자에 앉아있다 보니 고생하던 허리가 급기야 제대로 걷고 서있기 힘들 정도로 아팠다. 웃픈 건 이렇게 아프면 병원을 가던지 운동을 해야 하는데 난 고생하는 불쌍한 허리를 위해 허먼밀러 에어론까지는 아니지만 30만원을 들여 의자(시디즈 New T500HLDA)를 선물했다. 악덕 고용주가 따로 없다. :( 오래된 고질병처럼 디스크도 있어 매번 고생을 해놓고선 5만원 짜리 싸구려 의자에 의지해 2년 이상을 버텼으니 그간 허리가 고생이 참 많았다. 허리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며 큰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인데 고작 30만원 짜리 의자를 하나 사준 셈이다. 그리고 의자를 사려고 검색하다 40만원짜리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소니 WH-1000XM3)도 하나 장만했다. 귀는 .. 2019. 6. 17.
기획자의 공감 능력 나는 서비스 기획자를 꿈꾸는 학생들이나 주니어 기획자들에게 서비스 기획자에게 필요한 역량 중 하나로 시장과 서비스의 Pain Point를 분석하고, 사용자를 대변하며, 동료들과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 사람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공감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며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하며 주변과 사람에 관심을 가지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오랫동안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다 보니 이젠 지나치게 공감이 빨라 가끔은 상대방조차 인식하지 못했거나 무의식적으로 들추고 싶지 않고 때론 숨기고 싶었던 감정마저 들춰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또한 상대방의 감정보다 앞서 판단하고 행동해 실수를 하고, 상대방이 나 때문에 상한 감정을 스스로 다.. 2019. 6. 13.
기획자, 익숙함을 경계하다. 습관과 관성이 얼마나 무섭냐 하면, 노가다에 익숙해지면 노가다가 편한 줄 안다는 것이다. 즉 불편함조차 몸에 배어 익숙해지면 더 편한 것을 쥐어줘도 그 편한 것을 익히는데 따른 거부감 때문에 불편한 것을 고수하려 든다. 당사자가 아니라면 도통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게 인간의 본능인 것을 어떻게 할까? 그래서 익숙함에 노가다마저 편하다는 사람들을 욕하거나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사용자의 Pain Point를 분석하고 공감하며, 보다 쉽고 편한 서비스와 UI/UX를 기획하며,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선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하는 서비스 기획자는 그 익숙함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인간의 본능을 역행하는 행위이다 보니 항상 괴롭고 힘들다. 게다가 나이가 들며 성향이 보수적으로 변.. 2019. 5. 29.
실패를 박수 쳐주기 위해선 며칠 전 골빈해커님이 올린 한 트윗을 보고 내가 처한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사실 말이 실소지 짜증이 섞인 자조적인 웃음이라고 해두자!) 구글, 페이스북, 슈퍼셀, 아마존 등, 실패를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 실패를 “박수쳐주는” 문화가 중요하다. pic.twitter.com/xhqRY77HBA — 골빈해커 (@golbin) May 15, 2019 물론 앞뒤 문맥이 생략됐어도 말하고자 하는 바와 그 행간의 의미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기 때문에 이 트윗에 태클을 걸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생략된 앞뒤 문맥, 즉 실패를 박수 쳐주기 위한 문화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도 나의 실패에, 친구들과 동료들의 실패에, 회사의 실패에, 나아가 정부와 사회의 실패에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 2019. 5. 19.
서비스 기획, 여긴 한국이예요! 요새 영어로 된(미국발이란 이야기다.) 좋은 글을 번역해서 올리는 블로거들이 많이 보인다. 수년 동안 해외에서 근무한 탓에 원문을 못 읽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시간은 부족하고 보고 읽을거리는 넘치다 보니 원문을 읽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에 이 글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가곤 했는데 애써 번역까지 해주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서비스 기획자로서 번역된 IT 관련 글을 읽다 보면 가끔 심기가 불편해지곤 한다. :( 내가 한국에서 수년 동안 기획을 하며 미국의 사례나 UI/UX 등에 익숙해져 이 사례나 UI/UX가 맞다고 생각하고 필리핀과 중국에서 인프라·환경·문화·언어적 특수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획하다 된통 깨졌던 경험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대다.. 2019. 5. 17.
[스토리보드] 마이닝 암호화폐 거래소 프로젝트 개요 3세대 암호화폐 거래소라 일컫는 마이닝 토큰을 지급하는 '트레이드 마이닝 암호화폐 거래소'의 웹 버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프로젝트 구성원 기획자 1명 외주 에이전시 : 디자인 및 퍼블리싱 담당 외주 개발사(라 하긴 뭐하지만 그래도 외부에 있었으니 외주 개발사라 치자!) : 개발 담당 프로젝트 일정 약 3개월 이미 모바일 버전(iOS/Android)의 암호화폐 거래소와 그 관리자가 운영되고 있던 상태에서 웹사이트 버전의 거래소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 스토리보드 작성 : 1개월 (내부 개발용으로 제작된 기획서를 외주 개발용으로 한 차례 수정을 했지만 초안을 작성하는 데에는 약 1개월 정도 소요되었다.) - 디자인 및 퍼블리싱 : 1.5개월 - 개발 : 개발.. 2019. 5. 12.
서비스 기획 강의 및 스터디를 시작하다. 서비스 기획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생이나 주니어 기획자들이 서비스 기획을 공부하고 싶은데 대학 내 커리큘럼도 없는 데다 서점에 제대로 된 책 한 권 없다 보니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막막해한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선 다수의 기획자들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좋든 싫든 기획자 선배를 통해 도제식으로 배울 기회라도 있지만 작은 스타트업에선 기획자 홀로 사수 한 명 없이 맨땅에 헤딩하듯 기획을 하거나 기획자 없이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머리를 맞대고 기획을 해가며 개발을 하고 있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러다 보니 도대체 서비스 기획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기획을 해야 잘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어 서비스 기획자들이 작성해 놓은 블로그 글 등을 읽거나 다급한 경우에는 비싼 사설 교육기관을 찾고 있지.. 2019. 4. 3.
안 된다 했고, 매번 실패를 경험했지만 부제 : 그리고 여전히 실패를 경험하고 있지만... 나는 올해 마흔 살, 불혹이다. 마흔 살을 살며 많은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하였다. 특히 30대는 한 직장인으로서 커리어만 놓고 봐도 정말 다양한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TV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파일럿 프로그램인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2018년 3월, 종영하기까지 13년간 방송을 했다니 내 30대는 성공한 '무한도전'까진 아니더라도 '무한도전'과 함께 무모한 도전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젠 성공한 무한도전을 찍을 만도 한데... ㅠㅠ) 한 서비스 기획자로서 한국은 물론 중국과 필리핀에서 커뮤니티, 블로그, SNS, 이커머스, O2O, 광고/마케팅 플랫폼, 암호화폐 및 전자지갑, 암호화폐 거래소 등 다수의 서비스를 기획하.. 2019. 3. 19.
서비스 기획서 양식의 변화 최근(이라고 하지만 1년 전이다. 그간 바뀐 기획서를 공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단 최근이라고 우겨본다!) 기획서 양식이 바뀌었다. 이로써 내 기획서 양식이 3번 바뀌었다고 할 수 있겠다. 기획서 v1 처음 기획서는 주니어 기획자 시절 PPT 표준 사이즈인 4:3 사이즈에서 작성한 기획서로 당시 18~23인치 모니터에서 작성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4:3 사이즈의 작은 지면에 울며 겨자 먹기로 꾸역꾸역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보면 그 작은 화면에 어떻게 작성했나 싶을 정도다. 즉 모니터 화면 해상도 때문에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획서의 양식과 기획마저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 기획서 v2 그렇게 한참을 4:3 사이즈에서 작성하다 2015년 중국에 가면서 모니터도 듀얼 27인치로 커지고, 중국인 .. 2019. 3. 12.
어떤 사람을 채용하고 싶나요? 나에게 "당신이 채용담당자라면 어떤 성향의 사람을 채용하고 싶나요?"라고 물었다. 그런데 답변이 바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나도 오랫동안 매니저로 일하며 수많은 동료를 면접 보고 채용했기 떄문에 고민을 안 해 본 것은 아닌데 막상 이런 질문을 받아보니 과연 난 어떤 사람을 채용했고 또 채용하고 싶었는지 바로 답변할 수 없었다. 그렇게 수십, 수백 명을 면접 보고 누구에겐 탈락의 고배를, 누구에겐 입사의 영광(?)을 선사했는데 말이다. 고백하건대 누군가에겐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었을 텐데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분들께는 정말 죄송스럽게도 되돌아 생각해 보니 그냥 느낌으로 채용을 결정했던 게 아닌가 싶다. 스타트업 씬(Scene)에서는 이를 멋지게 핏(Fit)이 맞는지 본다고 이야기한다. (핏은 개뿔~ 그냥 채용.. 2019. 2. 28.
나는 글을 정말 못 쓰는 것 같다. 내 블로그 글을 읽은 주변 사람들은 내가 글을 잘 쓴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나는 글을 정말 못 쓴다. 남들은 하루에도 수개의 소재가 떠오른다는데 나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탓인지 소재가 떠오르긴커녕 소재가 없다. 그러니 맨날 일과 관련된 (나는 재미있지만 남들에겐) 재미없는 기획 이야기만 쓰고 있다. ;) 그러다 소재가 떠오르면 간신히 떠오른 소재를 잊을까 두려워 간단히 핸드폰 메모장이나 트위터 타래에 짧게나마 메모를 남겨놓는다. 게다가 얼마나 글을 못 쓰면 글을 써놓고 발행을 하지 못하고 길게는 몇 달, 짧게는 며칠에 걸쳐 읽고 또 읽고 하물며 화장실에 앉아서도 읽고 있다. 그렇게 수차례에 걸쳐 읽으며 단어와 문장, 문맥을 고치고 또 고친다. 발행하기 직전까지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더 이상 수정해도 나.. 2019. 2. 27.
망 중립성과 제로 레이팅 망 중립성(Net Neutrality)이란 정부와 네트워크 사업자가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사용자, 내용, 플랫폼, 장비, 전송 방식 등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미국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주가 망 중립성 원칙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인다고 한다. 지난 2018년 4월, 망 중립성 원칙을 공식 폐기한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방침에 도전하는 강력한 망 중립성 관련 법안을 제정한 캘리포니아주를 트럼프 행정부가 제소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흔한 광경이다. :) 캘리포니아주가 제정한 망 중립성 관련 법안에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에게 비차별성, 상호접속, 접근성 같은 망 중립성 의무를 부과할 뿐만 아니라 스폰서 컨텐츠나 요금제, 제로 레이.. 2019. 1. 21.
뇌피셜과 시대정신 언제부터 인가? 언제부터 일까? 뉴스와 기사,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만연해지면서 결국 믿을 수 있는 건 대학교를 졸업하고 고등교육을 이수한 상식적이고 똑똑한(이라 쓰고 '그렇게 믿는'이라고 읽자!) 자신 스스로가 되어 버렸다. 하긴 하루 이틀 당한 것도 아닌데 당연지사라고 해야 할까? 그러다 보니 자신의 생각이 사실이나 검증된 것인 양 말하는 행위를 일컫는 '뇌피셜'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뇌피셜로 쏟아내는 이야기와 글들의 수준이 너무 참담하여 눈뜨고 보기 힘들 지경이다. 누굴 탓하고 누굴 원망하겠냐 만은 이런 일련의 과정들로 인해 인간을, 스스로를 더욱더 고립되게 만들고 있다. 비상식과 몰상식이 난무하고, 보다 자극적이고 과장되게 이야기를 하며, 자신에게 유리.. 2019. 1. 20.
수평적 조직에 대한 환상 실력은 없는데 열정과 의욕만 넘친다면? 동기부여 이론에 따르면 열정과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자율성과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분위기, 즉 수평적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자율성과 자기결정권을 보장받는 수평적 조직에서 실력은 없는데 열정과 의욕만 넘치는 고집 센 동료나 주니어와 함께 일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들의 요청이나 협업으로 시간을 뺏기거나 고생하는 나 자신과 동료들을 보고 있자면 한숨이 절로 나오고 눈물이 쓰나미처럼 흐른다. 잘 모르고 무식한 사람들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고 한 이경규 씨의 말처럼 잘 모르고 무식한 동료들이 열정과 의욕만 앞서면 정말 끔찍하다! 때문에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019. 1. 13.
기획자를 위한 법령 및 직업윤리 교육의 필요성 서비스 기획자에게 법령 및 직업윤리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서비스 기획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현행법을 준수하며 수많은 정책을 만들고 가치 판단을 해야 하는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기획자는 이용약관 및 개인정보 취급방침, 청소년 보호정책 등을 비롯하여 수많은 서비스 정책을 만들고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기획하는 서비스가 어떠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지 이해하고 이를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아는 많은 기획자들이 서비스 기획 시 관련 법령을 잘 알지 못하거나 찾아보는데 소홀하다. 법학을 전공하고 나름 IT 관련된 입법이나 개정이 됐다는 뉴스나 정보를 접하면 가급적 찾아보는 나조차도 관련 법을 모두 알고 있지도, 또 개정 정보를 실시간 업데이트도 하지 못할뿐더러 매번 살펴보는 것도 힘들다 보니.. 2019. 1. 11.
서비스 기획을 잘하고 싶어요? '기획을 공부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기획을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획자를 희망하는 학생들이나 주변의 후배 기획자들이 나에게 자주 묻는 질문들이다. 그런데 10년을 넘게 IT서비스 기획자로 기획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도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고 있다. '정말 기획을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걸까? 기획자의 업무가 매우 광범위하고 도대체 무엇을 잘해야 기획을 잘한다고 하는지 회사마다, 프로젝트마다, 동료들마다, 또 자신만의 기준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보니 과연 정답이 있을까 싶다. 누구는 창의적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엄청난 서비스 아이디어를 발견해내고, 또 누구는 시장조사나 벤치마킹 등의 분석을 잘할 수 있으며, 또 누구는 스토리보드나 와이어프레임을 잘 작.. 2018. 12. 26.
기획서 작성 시간과 프로젝트 기간과의 상관관계 서비스 기획자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뭐 꼭 기획자가 아니더라도 직장인이라면 다들 자주 경험하겠지만) 짧은 프로젝트 일정 때문에 기획서를 빨리 작성해달라는 압박과 재촉을 받곤 한다. 그런데 다수의 프로젝트를 경험한 바에 비추어 보면, 기획자에게 기획서를 그리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 기획서의 디테일과 퀄리티가 높아지게 되면 기획서 작성 시간과 프로젝트 기간과의 상관관계는 비례하기보단 반비례한다. 물론 여러 번 손발을 맞춰 내 기획 스타일에 익숙해진 동료들과 단순한 서비스를 만드는데 디테일하고 퀄리티 높은 기획서를 그리겠다고 몇 주가 걸린다면 미친 짓이겠지만 보통 이런 프로젝트에선 기획서를 디테일하게 그리기보단 연습장이나 화이트보드, 그리고 애자일 방법론(이라 쓰고 실제 끄적거린 기획 안을 놓고 스크.. 2018.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