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유망직업, IT서비스 기획자

Posted in Planning // Posted at 2020. 3. 2. 09:00

글로벌 기업평가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에서 선정한 2020년 미국 내 유망 직업 4위이자 평균 연봉 3위 직업, 제품 매니저(Product Manager).
그렇다! 한국에선 서비스 기획자를 말한다.
회사에 따라선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 PM),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PO)라고도 부르겠지만...

 

 

1-7위까지가 전부 IT 관련 직업이다.

 


미국 내 리서치이기 때문에 한국 현실과는 차이가 날 수도 있겠지만 국내 현실을 고려해도 한 기획자로서 느끼는 만족도나 급여 수준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트렌드가 될 정도로 모든 산업에서 IT기술을 도입해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보니 기획자의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는데 그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기획자의 인기와 연봉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란 기업 경영의 디지털화를 뜻한다. 최신 IT기술을 적극 활용해 회사가 진행하던 기존 사업과 업무 절차를 혁신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해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그런데 10년 이내 이 유망 직업인 기획자가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말이다.

 

내가 기획자로서 첫 발을 내디뎠을 때에는 스마트폰도 없어 웹브라우저 환경만 신경 썼음 됐고, 웹서비스 회사들의 규모도 커 다수의 기획자들이 길드처럼 사수-부사수의 관계를 맺고 가르치고 배우며 지식과 전문성을 쌓고 스킬업을 했는데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기획자들이 처한 상황과 환경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영세한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등장하며 웹서비스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시니어 기획자들의 몸값은 더욱 치솟아 초기 스타트업에서 채용하기 어려워졌고, 웹뿐만 아니라 모바일 환경도 신경을 써야 하는 등 기획의 복잡도와 난이도도 높아졌으며, 평등 문화의 확산과 주 52시간제의 도입으로 사수-부사수 관계도, 애써 나의 시간을 할애하여 후배를 양성할 이유도 사라졌다.
때문에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변변한 사수도 없이 기획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잡무나 처리하는 잡부로 전락해버렸다. 게다가 전문성도 없는 기획자와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또 얼마나 짜증이 날까? 서로에게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기획자가 잡부로 전락했다는 이야기와 기획자 무용론이 끊이질 않고 흘러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안타깝게도 관련 학과나 커리큘럼도 없는 데다 기획자들의 지식과 정보, 노하우가 공유되거나 축적되지 않는 현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IT서비스 기획자라는 직종은 사라질 것이고 이들의 역할을 실력 있는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대체할 것이다.
모바일 시대의 등장과 함께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툴과 솔루션이 등장하였고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기획자의 부족한 역량을 메꾸며 기획 역량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갈수록 기획자들의 입지는 줄어들고 지금과는 다른 스킬들이 요구될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미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등 서비스 기획자라는 표현이 점차 줄어들고 매니징에 중심을 둔 프로덕트 매니저나 프로덕트 오너라는 표현이 늘어나는 것을 봐도 웹마스터처럼 IT서비스 기획자도 이미 사라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격한 제목 탓에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이 글은 디자인, 개발과 같이 기획자들도 정보를 공유하고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오픈소스 정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작성한 글임을 이렇게나마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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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무기, 지구별에 흔적을 남기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세균무기입니다.
법학과 행정학을 전공한 IT서비스 기획자이자 프로덕트 매니저이며, 변방의 한 블로거입니다. IT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으며 여행과 애플 제품, 블랙아이드피스의 음악, 커피를 격하게 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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