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퇴사하는 가장 큰 이유가 급여나 복지 등의 보상에 대한 불만족이 아니라 직장 동료(상사와 후배를 포함한다.) 때문이라는 사실은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퇴사까진 언급하지 않더라도 직장생활에서 어떤 동료들과 함께 하는지가 나의 성공과 성장, 스트레스 등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은 직장생활에서 아주 중요하다.
이 또한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런데 과연 좋은 동료는 누구일까?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비롯하여 필리핀과 중국의 12개 회사에서 여러 국적의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해보니 능력이나 역량도 중요하지만 좋은 자세와 태도를 가진 동료가 좋은 동료라는 점을 깨달았다.
이성적 자세 vs. 감정적 자세
사람이다 보니 짜증이 날 수도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언쟁도 하고, 다투기도 하며, 때론 우격다짐으로 싸울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에게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껴야 한다.
중국에서 일할 때, 언어 탓인지 중국인들의 성향 탓인지 회의 시간만 되면 중국인 동료들의 목소리가 매우 커지고 거칠게 자기주장을 하더라. 급기야 고성이 오갈 때도 있는데 회의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 듯 쿨하게 자리로 돌아간다.
나를 포함해 한국인 동료들은 그런 중국인 동료들이 왜 이리 감정적인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쏟아냈지만 뒤돌아 생각해보니 업무상 자기주장을 할 때에만 목소리가 높아졌을 뿐 평소에는 행동에 큰 기복도 없고 감정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다 보니 오히려 한국인 동료들과 일을 할 때보다 편하더라.
한국인 동료들과 일을 할 때면 업무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감정과 관계, 직급, 나이 등을 고려해야 했고, 또 언쟁을 하더라도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은 데다 감정의 골이 둘만의 사이에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리적 안정감을 해치는 경우가 많았다.
맨날 동료들의 감정이나 행태에 기복이 심해 매 순간 긴장을 해야 하고 일을 하는데 감정싸움만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이 얼마나 피곤한 직장생활인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가장 어렵지만 쉬운 방법은 모든 동료가 하나의 목표와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형성하고 일을 할 때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다.
어차피 우린 가족이 아니라 함께 목표와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모인 동료들이자 다 같은 월급쟁이 아닌가!
특히 자신이 '프로'라고 생각한다면 감정 따윈 집에 잘 모셔놓고 이성만 가지고 출근을 해야 한다.
긍정적, 능동적 자세 vs. 부정적, 수동적 자세
기획자로서 여러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하다 보면 동료들이 어떠한 자세와 태도로 업무에 임하고 있는지 느껴진다.
이 동료는 긍정적인지, 능동적인지 아니면 부정적인지, 수동적인지, 방어적인지 말이다.
두 명의 동료에게 똑같은 요청을 했는데 똑같이 거절을 했다 치더라도 그 둘의 자세와 태도가 분명히 구분된다. 한두 번 협업을 해보면 동료의 자세와 태도를 알기 마련인데 후자의 성향을 가진 동료라면 같이 일하거나 말을 섞기조차 짜증 난다.
함께 협업을 해서 목표와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 그 동료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기 위해 출근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짜증 나는 사실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고 이런 자세와 태도는 전염성이 강해 여러 동료들에게 악역향을 준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동료는 하루빨리 걸러내야 하는데 보통은 이런 동료가 회사에 더 오래 남는다.
우스게 소리로 나이 든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직장생활을 할 정도의 나이라면 이미 그 가치관과 철학, 습관 등이 몸에 배어있어 이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부정적이고 수동적, 방어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을 채용해서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바꾸기는 쉽지가 않을뿐더러 이를 바꾸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리소스를 생각하면 매우 비효율적이다.
인사 채용 시스템에서 부정적이고 수동적, 방어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을 최대한 걸러 내야 한다.
열린 자세 vs. 폐쇄적 자세
인간의 본성은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보다는 안전하게 익숙함에 안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흐르고 조직이 성숙(해진다고 쓰고 늙어간다고 읽자!)해질수록 조직원들도 기존의 관행과 프로세스 등에 익숙해지며 변화를 거부한다. 설령 그 관행과 프로세스가 외부에서 봤을 때 상식적으로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조직이란 사람들이 오고 가며 새로운 피를 수혈하고 변화하며 지속적으로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데 이렇게 익숙함에 안주한 사람들이 젊고 새로운 동료들의 생각과 아이디어에 매우 폐쇄적인 자세와 태도를 취한다.
조직이 늙다 못해 조직원들마저 (마음이) 늙어 모두가 폐쇄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감정적인 조직은 피곤했지만 이런 폐쇄적인 조직은 끔찍하지 않은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니 누구를 탓하겠냐 만은 회사와 조직은 끊임없이 조직원들이 열린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정비할 필요가 있고 동료들끼리 폐쇄적인 자세를 갖지 않도록 서로 경계를 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조직과 동료 간의 긴장감도 유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에 있어 동료들의 자세와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누군가를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의 자세와 태도를 먼저 돌아보고 동료에게 있어 이성적이고, 긍정적이며, 능동적이고, 열린 자세를 가진 동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국 당신은 당신의 동료들에게 회사이자 곧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나는 동료들에게 어떤 동료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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