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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내가 동료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by 세균무기 2020. 8. 13.

IT기업은 물론 오프라인 기업들마저 IT기술이 미래의 생존이나 성장과 직결되다 보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의 IT인력을 채용해 모든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 반면 IT인력들의 눈높이는 높아져 인건비는 수직 상승하고 복지는 좋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스타트업들은 환경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막상 눈높이가 높아진 IT인력을 채용하기 어려워 그 어느 때보다 스타트업하기 어려운 시기라고들 이야기한다. 스타트업 육성 공간들이 접근성 및 인프라가 좋은 강남과 판교를 벗어나 강북이나 강서로 왜 이동하는지 십분 이해가 된다.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사람을 소개해달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수개의 회사를 다녔기에 많은 동료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연결이나 소개를 해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저런 핑계를 둘러 데다 욕을 먹는데 내가 왜 사람을 소개해주는 것을 꺼려하는지 그 이유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아쉬운 소리 하는 것을 싫어한다.

나는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그래서 돈을 빌리거나 먼저 부탁을 잘 하지 않는다. 하물며 내 문제의 경우에도 이럴진대 제 3자의 문제로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고...;;;

 


둘째, 소개를 한다는 건 남녀를 연결시키는 중매와 같다.

스타트업과 사람을 잇는 일은 남성과 여성을 잇는 중매와 비슷해 잘해봐야 본전, 못하면 손해다. 어렵게 설득해 소개를 시켜줬는데 어찌 됐든 면접에서 떨어지면 미안함을 감출 수 없고, 또 채용이 됐는데 막상 회사나 동료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 욕을 먹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잘못된 추천으로 인해 내 평판마저 떨어지는 것을 보면 본전을 떠나 리스크가 더 큰 것 같다.

 


셋째, 나도 회사와 동료에 확신이 없다.

이전 직장들에서 내가 창업을 하더라도 함께 하고 싶은 능력자나 즐겁게 일해서 다시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들이 있더라도 그런 좋은 동료들을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회사와 동료 또는 구성원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조차도 믿음과 확신이 부족한데 어떻게 연결이나 소개를 시켜줄 수 있을까?

 


넷째, 나의 퇴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회사의 조직문화나 환경 또는 내 개인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식은 열정이나 떨어진 실력을 예전 동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나 로열티가 낮은 대신 기획자로서 고객에게 가치 있고 퀄리티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욕망과 장인정신, 그리고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프로정신으로 일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동료들에게 퇴보한 모습을 보여줘 실망시키는 것이 퇴사보다도 싫기 때문이다. 그러니 추천 입사 시 500만원을 준다고 해도 추천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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