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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ning

이렇게 기획하면 안 돼요! #다크패턴

by 세균무기 2020. 3. 30.

IT서비스 기획자들은 습관처럼 이야기한다. 기획자는 사용자의 대변인이고, 이것이 기획자의 존재의 이유라고 말이다. 그런데 여러 서비스를 사용하다 보면 과연 기획자가 회사의 대변인인지, 사용자의 대변인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사용자들을 속이기 위해 교묘하게 설계된 인터페이스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기획 및 개발된 수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최근 프로젝트들은 그 복잡도도 높고 소규모 인원으로는 제대로 된 서비스 하나 런칭하기 힘들어 기획자 대다수가 큰 조직과 팀에 소속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획자가 의도한 데로 서비스가 개발될 리가 없지 않겠는가. 최근 나도 나의 의사나 의지와는 달리 대표의 요청(?)에 의해 사용자들의 실수를 유도하는 UI를 기획한 경험이 있다. 부끄럽지만 어쩌겠는가? 파리 목숨인 직장인 신세인 걸.
여하튼 우리는 의도를 했든 의도를 하지 않든 수많은 다크패턴을 기획하고 구현하고 있다. 부디 아래의 다크패턴의 예를 살펴보며, 한 기획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기획을 했으면 좋겠다. 이 글은 나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자 사용자와의 약속이다.

 

 

다크패턴(Dark Pattens)이란?

 

다크패턴(Dark Pattens, 눈속임 설계)이란, 웹사이트나 모바일앱 등의 디지털 인터페이스 환경에서 상품의 구매나 서비스 이용, 배너 클릭, 개인정보 수집 등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거나 원하지 않은 행동들을 유도하거나 속이기 위해 교묘하게 설계된 인터페이스를 말하며, 이는 영국의 해리 브링널(Harry Brignull) UX 디자이너에 의해 정리된 개념이다.

 

 

다크패턴의 종류

 

착오나 실수를 유발하는 메시지 또는 인터페이스


고의적으로 사용자의 착각이나 실수를 유발하는 메시지나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특정 행동을 유도한다.

 

천하제일 다크패턴 대회를 개최한다면, 약관 부문 1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은 SK pay의 이용약관

개별 약관의 체크 버튼은 타 체크 버튼과 달리 버튼 UI로 되어 있지 않은 데다, 필수 약관과 선택 약관이 뒤섞여 있으며, (개별 동의)라고 표시해두고 어마 무시한 개인정보 제 3자 제공 동의 약관을 넣어놨다. 약관의 개수도 많다 보니 보통 전체 동의를 누를 듯싶은데 누르면 당신의 개인정보가 SK의 계열사와 자회사에 함께 전달된다. 그 이후는 말 안 해도 알겠지! :(

 

 

쉬운 가입, 그러나 불편한 탈퇴


가입은 쉽지만 탈퇴는 어려운 경우다. 종종 아무리 찾아도 회원탈퇴 버튼이 보이지 않는 서비스들이 있다. 도대체 회원탈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객센터(라고 쓰고 이메일이라고 읽자.)에 문의를 하면 한참이 지나서야 탈퇴하고 싶은 계정 정보와 계정이 본인의 것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고객센터로 보내면 계정을 삭제해준다고 한다. 이런 경우, 불 보듯 뻔하다. 회원탈퇴 관련 기능은 고사하고 개인정보 보호 처리, 탈퇴에 따른 회원정보 삭제 및 분리 보관 처리 등이 개발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달된 자료도 고스란히 담당자 책상 위에 있다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사라지고 말 것이다.

 

 

개인정보의 손쉬운 제공 및 공개 유도


서비스 이용 시 필수 약관은 물론이거니와 마케팅 수신 동의 등 서비스 이용에 필수적이지 않은 선택 약관마저 '동의'에 기본으로 체크가 되어 있거나 회원가입 시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한다. 그럴 거면 약관 동의는 왜 받는 걸까?

 


권한 요청을 통한 스팸 발송


친구찾기 등 긍정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며 이메일이나 소셜미디어 접근 권한을 요청한 다음 수집된 주소록 정보로 회원이 발송한 것처럼 스팸 메시지를 뿌려댄다.

 

 

어려운 결제 연장 취소


요새 구독 결제 모델이 트렌드다 보니 가입 고객을 늘리기 위해 신용카드 등의 결제 정보를 입력하면 한 달간 무료 이용 기간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조그맣게 써놓는다. 본인이 직접 해지 신청을 하지 않으면 자동 연장 결제가 된다고. 게다가 해지 안내 알림도 없고 해지 신청 버튼을 찾기도 어렵다.
제품에 자신이 있다면 무료 평가 기간을 제공하되 신용카드를 입력받지도, 설령 입력을 받더라도 자동 연장 결제가 되지도, 그리고 해지 버튼도 숨겨놓지 않을 것이다.

 


부가적인 비용 추가


분명 광고나 상품 설명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비용들이 결제 페이지에서 배송료, 세금, 예약 수수료, 봉사료 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비용으로 부과되어 있는 경우다. 특히 호텔 예약 사이트의 경우, 홍보 시에는 저렴하게 홍보해놓고 실제 결제 페이지에 가면 세금과 봉사료 등의 명목으로 비용이 추가되어 홍보된 가격보다 훨씬 비싼 경우가 많다. 그런데 결제 페이지까지 오기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 고생 탓인지 그냥 결제를 하게 된다. 

 

2018년 서울시 조사 결과였는데 과연 시정이 되었을까?

 

 

가짜 정보 제공


가짜 정보를 제공하여 사용자를 현혹한다. 호텔 예약 사이트들을 방문해보면 상품에 잔여 수량이나 품절 임박 등을 표시하거나 나에게만 제공하는 특별한 혜택이라며 빠른 결제를 유도한다. 그런데 이 정보가 가짜 정보라면? 실제 호텔 예약 사이트들이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등 불공정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시정 조치를 수차례 받았다.

 


한 인풋에 여러 아웃풋


사용자는 분명 페이지를 이동하기 위해 버튼을 클릭했을 뿐인데 페이지 이동과 함께 예상치 못한 사이트나 광고 팝업이 동시에 뜬다. 

 


닫기 어렵거나 닫을 수 없는 광고


다들 기사를 제대로 읽을 수 없을 정도로 광고 배너가 덮여 있어 짜증 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기사를 읽기 위해 닫기 버튼을 찾는데 버튼이 보이지 않거나 클릭을 해도 닫히지 않는다. 결국 나는 광고를 닫으려고 했는데 광고를 클릭하고 있다.

 

나는 기사를 보러 왔을 뿐인데 광고에 광고에 또 광고면...

캡처를 찍기 위해 방문했지만 방문한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더럽다. 기사 하나 읽으러 왔을 뿐인데 이쯤 되면 기사라고 하기보단 그냥 광고 전단지라고 부르자.

 


위장 광고

 

분명 서비스 내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같이 보이는데 클릭하면 광고다. 의도적으로 교묘하게 콘텐츠처럼 꾸민 것이다.

 

11번가 장바구니 하단을 보면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UI가 있는데...
실제로 보면 한 이미지로 된 보험광고 배너다.

이렇게 해서 돈은 많이 벌고 있을테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이상 여러 다크패턴의 유형을 살펴보았다.
자! 이제 내가 기획한 서비스에 다크패턴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면 다크패턴을 하나둘 제거해보자!

 

 

P.S. : 위에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알고 계신 다크패턴이 있다면 댓글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다크패턴이 없는 인터넷 세상을 만들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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