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는 R&R마저 기획해야 한다.

Posted in Planning // Posted at 2019.08.18 21:00

오늘도 기획자 커뮤니티와 블라인드 IT기획/PM 채널에는 잡부로 전락했다는 하소연이나 이 업무가 기획자의 업무인지 의문이라며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는 글들과 함께 (자기 일이라면 그렇게 쉽게 이야기하지 못했을 텐데) 퇴직하라는 댓글들이 가득하다. :(

 

그런데 이 문제에서 만큼은 퇴사는 기획자에게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프로덕트 매니저이자 오너인 서비스 기획자로서 숙명인 문제에서 벗어나겠다고!?!?
그렇다면 퇴사가 아니라 직군을 바꾸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래? 그래서 어디까지 알아보고 오셨습니까?


14년 차 서비스 기획자로서 기획자의 업무와 역할을 정의하고 이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기획자의 업무와 역할을 정의하는 것이 참으로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여러 회사를 경험했는데 매번 기획자로서의 나의 역할을 떠올려봐도 회사마다 업무와 역할이 상이하여 딱히 정의를 내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기획자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나 생각을 기획서로 옮겨 담았으니 기획자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또 오너십을 가질 수 있을 테니 (그래서 Product Manager를 몇몇 기업에선 Product Owner라고 부르지 않는가!) 동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도 하고 또 그러다 보면 늦게까지 남을 수밖에 없어 대표도 아닌데 월급쟁이로서 잡부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프로젝트의 매니저 또는 오너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그리고 묵묵히 일하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하거나 정당성을 부여해왔는데 이 또한 전부 자존감 쩔은 나만의 자기기만이자 논리였을 뿐이었다. 
그냥 동료나 상사, 회사의 달콤한 '인정'이라는 마약에 취한 한 워커홀릭이었을 뿐.

어쨌건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을 누가 어떻게 정의하든 기획자는 프로덕트를 성공적으로 런칭하고 운영하기 위해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는 역할임에는 틀림없다.
때문에 기획자의 업무와 역할을 스스로 정의하고 그 제한된 역할에 매몰되기보다는 회사에서 원하고 필요로 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강점으로 기획자의 영역을 공고하게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포인트는 회사에서 시킨 일을 수동적, 피동적으로만 처리하다 보면 결국 능력을 인정받기보단 잡부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필요한 일을 찾아 처리하려는 자세와 함께 자신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업무와 역할을 찾아 수행하며 기획자로서의 포지션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서비스 기획자의 상을 직접 만들어가야 한다.
때문에 부족한 실력에 자신만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조차 안 된 주니어 기획자가 스타트업에서 홀로 기획자의 상을 직접 만들어가야 한다면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니면 잘못된 상을 만들어 자신을 포함해 서비스 기획자 직군 전체를 욕먹게 하거나. 
그래서 주니어 땐 사수가 많은 곳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회사마다 조직마다 서비스 기획자에게 요구하는 능력과 자질, 그리고 담당 업무가 상이하다 보니 사실 기획자는 물론이거니와 협업을 하는 동료조차 기획자가 하는 일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지 못한다.
때문에 중요한 건 서비스 기획자로서의 업무나 역할, 특정 능력보다는 기획자의 상을 직접 만들어갈 수 있는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다.

결국 기획자는 상황을 탓하기보단 R&R마저도 자신이 기획을 해야 한다.

그게 기획자로서의 운명이자 숙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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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무기, 지구별에 흔적을 남기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세균무기입니다.
법학과 행정학을 전공한 IT서비스 기획자이자 프로덕트 매니저이며, 변방의 한 블로거입니다. IT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으며 여행과 애플 제품, 블랙아이드피스의 음악, 커피를 격하게 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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