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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et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

by 세균무기 2020. 8. 5.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란 기업 경영의 디지털화를 뜻한다. 최신 IT기술을 적극 활용해 회사가 진행하던 기존 사업과 업무 절차를 혁신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해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최근 고루한 출판 교재 회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Digital Transpomation)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신규사업부서에서 기획자로 일했다. (그렇다! 과거체다.) 입사 전 이미 두 차례에 걸쳐 DT 프로젝트가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역시나 새로운 멤버들로 구성된 세 번째 도전마저도 실패했다. 그래서 짧은 시간이지만 실패를 경험하며 왜 DT 프로젝트가 실패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DT 프로젝트의 70%가 실패한다고 하는데 D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계획하는 회사의 경영진이나 DT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IT 종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한 회의였다.
경영진과 그들(비 IT조직)은 시장에 이미 여러 경쟁사들이 존재하는데 도대체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차별성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한편으론 기존 플레이어와 비교해 왜 이런 기능들이 존재하지 않느냐며 해당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질문과 답변이 몇 시간째 반복되고 있으면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그런데 불리한 상황이나 이해를 못 시키는 상황에선 설명이나 설득보단 차라리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 낫다. 난 면접 때도 적절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으면 답변보단 오히려 반문을 한다.

 

IT분야에 대해서는 우리(IT조직)가 전문가라며 강하게 주장하면 주장할수록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때문에 항상 경청하는 자세로 다가가되 그들의 정치질에만 단호하게 대처하면 되는데 그런 태세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우린 반복적으로 당신들이 쌓아놓은 콘텐츠가 핵심이지 IT서비스나 기술은 차별성이나 경쟁력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아마도 속마음은 아닐지언정 회사를 여기까지 성장시킨 그들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온라인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 생산 및 가공에도 신경을 써달라는 의미로 그렇게 이야기했으리라.
하지만 이런 발언들이 계속 차별성을 찾아내라는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고 그들은 IT프로젝트나 기술 등을 모르기 때문에 대다수 디자인과 기능에서 그 차별성을 찾으려고만 들었다. 그럼 우린 어찌 되었든 디자인과 기술을 중심으로 한 차별성을 설명하고 강조했어야 했는데 매번 차별성이 없다고 했으니 그들에겐 경쟁사와 똑같은 서비스로 보일 수밖에.

어쨌든 문제를 잘 푸는 방법은 출제자의 의도를 잘 파악하는 것이다.

 

 

결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왜 실패했냐고?


제 3자 또는 투자자의 시각


회사의 매출을 만들고 있는 기존 조직들은 당장은 돈만 먹는 하마인 DT부서를 제 3자 또는 투자자의 시각으로만 바라본다. 그들도 콘텐츠를 생산 및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50%를 담당해야 하는 공동의 프로젝트인데 투자자의 자세와 마인드로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 부족


IT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하면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공부를 하면 좋겠지만 역시나 피는 못 속이는지 조선말 쇄국정책을 펼쳤던 흥선대원군이 떠오른다.

'두렵고 무섭다 보니 모든 것이 싫었다.'

 

의심과 반대


우린 정렴군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역시나 자동화와 그로 인한 업무 재배치는 필연적이다 보니 점령군으로 의심하며 일단 모든 행동에 반대를 하고 본다.

 

확신 없는 경영진


위와 같은 비 IT조직원들의 인식 때문에 경영진이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과감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끊기 있게 추진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다수인 그들은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두려워서, 새롭게 부여된 업무에 짜증이 나서 인지 경영진에게 끊임없이 DT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정보를 전달했고 경영진은 흔들렸다.

 



왜 그렇게 선배들이 비 IT기업에 가지 말라고 뜯어말렸는지 이해가 된다. 여전히 비 IT종사자들이 바라보는 IT기술은 오프라인을 보조하거나 떠받치는 완벽한 패키지 소프트웨어이고, 이 수준과 인식에서 못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행과 검증을 빠르게 반복하는 애자일 스크럼 개발 방법론 따윈 실패와 보완을 반복하는 모양새일 수밖에. 결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는 대부분 실패로 끝날 수 밖에 없다.

한 비IT직군 동료가 물었다.
"왜 남들하고 똑같은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요?"
"도대체 차별성이 뭐예요?"
"그렇게 만들어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들이 그렇게 비교하는 경쟁사들은 이미 서비스를 오픈한지 수년이 지난 서비스들이다.
그들이 그렇게 잘 쓰고 있는 카카오톡의 처음은 기억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카카오톡 이전에도 수많은 메신저 서비스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생각조차 안 한다.

그런데 웃프게도 '그들의 투표'로 '오픈을 고작 한 달 여 남겨놓고' 한참 바쁘게 개발하고 있는 와중에 '하루 만에' IT프로젝트가 접히고 IT부서가 폭파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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