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차이 ; 경험의 중요성

Posted in Startup // Posted at 2020. 7. 28. 22:00

16년 차 IT서비스 기획자로서 그런저런 서비스를 만드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속칭 디테일이 쩌는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힘들고 어렵다. 특히 70%에서 90%, 20%를 채우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데 97%에서 98%, 98%에서 99%, 그 1%를 채우는 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1%의 디테일, 완성도를 높이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제대로 된 걸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동료들(신입은 제외하자.)과 함께 일할 때이다. 그들은 디테일과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들고 그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했을 때 느끼는 감동이나 희열, 보람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인지 그런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는 고통부터 생각한다. 정상에 올라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정상에 오르면 이런 점이 좋다고 설득하지만 저 높은 산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오는 고통만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동료들을 설득하고 끌고 가는 것이 너무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오죽하면 이런저런 디테일과 완성도를 챙기는 행위를 고객에게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고생시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엿 먹이려고 이러는 거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이 도대체 어떠한 자세와 생각으로 자신의 일과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매번 비용과 시간을 핑계로 어떻게 하면 자신이 해놓은 것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지를 고민한다. 변경이나 수정을 요청하면 항상 비용과 시간을 들먹인다. 그런데 내가 다수의 프로젝트를 경험한 바에 따르면 몇몇 업무는 일정이나 인력 등의 리소스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대다수 업무는 시간과 비용이 아니라 작업자의 자세나 의지, 열정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세와 생각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렵다. 제대로 만들어 본 경험이 없으니 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설득을 하지만 이미 습관화되고 굳어진 자세와 생각을 바꾸는 건 서비스의 완성도를 몇 퍼센트 높이는 것보다 더 어렵다. 때문에 구인 시 이런 경험을 가진 동료들을 채용해야 하는데 이런 경험이나 자세, 생각보다는 학벌과 커리어만 보고 채용을 한다.

그래서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지 너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보면 그 회사와 팀, 멤버에 관심이 생기며 찾아보고 또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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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무기, 지구별에 흔적을 남기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세균무기입니다.
법학과 행정학을 전공한 IT서비스 기획자이자 프로덕트 매니저이며, 변방의 한 블로거입니다. IT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으며 여행과 애플 제품, 블랙아이드피스의 음악, 커피를 격하게 애정합니다.


  1. 쑥쑥이

    빈 공간을 함께 채워가면 참 좋은데
    설득이 길어질수록 애먼데 진빼는 느낌이 들죠..
    합이 잘 맞는 동료를 만난다는건 참 힘든 일인 거 같아요ㅎㅎ

  2. Favicon of https://iamnot1ant.tistory.com BlogIcon 베짱이

    사수와 비슷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 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기란, 그 사람이 죽어 없어 지는 것을 기대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 "

    사람은 변하지 않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보통 정치적인 이슈 때문에 저런 일이 많이 발생하는 거 같습니다.

    KPI를 무엇으로 둘 것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기획자도 월급쟁이에 불과하니까요. ㅠ..ㅠ

    • Favicon of https://germweapon.tistory.com BlogIcon 세균무기

      OKR이든 KPI든 조직 문화에도 영향을 받겠지만 가끔은 원래 그런 인간들도 있더라고요.
      그런 사람은 바꾸기도 어렵지만 거기에 들일 노력이라면 차라리 다른데 들이는 것이 효율적이기도... 쿨럭...

  3. Favicon of https://nhj12311.tistory.com BlogIcon IT's me

    공감가는 대목입니다.

    "오죽하면 이런저런 디테일과 완성도를 챙기는 행위를 고객에게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고생시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엿 먹이려고 이러는 거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이 도대체 어떠한 자세와 생각으로 자신의 일과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4. Favicon of https://imcute.xyz BlogIcon 고야미

    세균님은 이렇게 회사에 헌신할 방안을 계속 생각하시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시는 듯합니다.

    • Favicon of https://germweapon.tistory.com BlogIcon 세균무기

      저는 잦은 이직에서 보시다시피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다만, 기획자로서 고객에게 가치 있고 퀄리티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욕망과 장인정신, 그리고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프로정신만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회사를 거치며 쌓은 노하우와 경험을 현 상황에서 모두 활용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 보니 잊거나 발전시키기 못해 항상 성장보다는 퇴보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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