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기획자의 라이브러리

Posted in Planning // Posted at 2019.09.03 09:00

라이브러리 : 영어로 도서관을 뜻하지만 컴퓨터 공학에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나 코드를 하나의 함수나 클래스 단위의 모듈로 묶어 재사용을 하는데 이러한 함수나 클래스들의 집합을 라이브러리라고 한다.


개발자들은 개발을 쉽고 빠르게 하기 위해 자신이나 타인이 이미 만들어놓은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개발을 하고,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컴포넌트나 템플릿(요샌 디자인 시스템 구축이 유행이다.)을 만들어 공유하고 활용하며 디자인을 하는데 안타깝게도 서비스 기획자에겐 그런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나 컴포넌트, 서비스 기획 시 필요한 관련 법규나 정책을 정리한 문서 따윈 없다.

나는 기획서 작성 시 기획서의 맨 앞장에 각 페이지를 구성하는 요소, 즉 컴포넌트 가이드를 작성해서 프로젝트 팀원들이 동일한 UI/UX 및 퀄리티 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데 이건 동료들을 위한 가이드 일뿐 기획자를 위한 가이드 및 라이브러리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데 기획자를 위한 라이브러리나 컴포넌트뿐만 없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커뮤니티나 컨퍼런스, 강의, 도서, 자료 등도 없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시니어(딱 10년 차 기획자)가 되면서 주니어 기획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이런저런 글도 쓰고, 자료도 공개하였으며, 스터디와 강의도 해보았지만 '기획'이란 특성상 기획자를 위한 라이브러리는 결국 오랜 시간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차곡차곡 쌓은 자신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더라.
편법도, 요행과 요령도, 족보도 그 어떠한 것도 당장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홈즈에게 기억의 궁전이 있었다면, 기획자에겐...

 

기획자는 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숙지는 기본이요 좋든 나쁘든 형편없든 뛰어나든 인기가 없든 인기가 많든 수많은 서비스를 사용해보면 경험을 통해 머릿속에 최대한 많은 UI/UX/기능/비즈니스 모델/정책/관련 법령 등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서비스 기획 시 라이브러리에서 가장 적절한 것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셜록 홈즈가 기억들을 정리해 머릿속 기억의 궁전 서랍들에 보관을 해두고 사건 해결을 위해 관련 서랍을 열어 보는 것처럼 기획자들도 머릿속에 다양한 자료들로 라이브러리를 구축해놓고 기획하고자 하는 서비스와 페이지에 적합한 것을 찾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폭넓은 어휘력이 인간의 상상력을 넓히는 것처럼 결국 기획자도 천재가 아닌 이상은 수많은 레퍼런스를 눈으로 보고 경험하며 라이브러리를 채워야 더 좋은 UI/UX 등을 적용하거나 혁신적인 UI/UX 등을 기획할 수 있는 것이다.
기획자에게 유일한 라이브러리는 자기 머릿속의 라이브러리 구축뿐이다. 

 

그런데 신이 공평했는지 연차와 경험이 쌓이면서 그 서랍의 수가 늘고 라이브러리는 커질 것만 같지만 나이 탓인지 그 서랍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이 담겼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도 이제 그런 시기가 오고 있는 것 같아 기획자로서 자괴감에 빠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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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무기, 지구별에 흔적을 남기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세균무기입니다.
법학과 행정학을 전공한 IT서비스 기획자이자 프로덕트 매니저이며, 변방의 한 블로거입니다. IT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으며 여행과 애플 제품, 블랙아이드피스의 음악, 커피를 격하게 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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