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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IT인력의 임금과 스타트업 생태계

by 세균무기 2017. 3. 27.


엊그제 작성한 한 트윗글이 154회나 RT되며 약 1만3천명 정도가 조회하였다.

 

그래서 짧은 트윗으로 하지 못한 이야기를 마저 해보고자 한다.
이 이야기는 왜 한국의 IT산업이 중국에 밀리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일 수도 있고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미국과 중국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답변일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여러 스타트업에서 일했고 현재 한국인 중심의 중국 기업에서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3년째 일하고 있다.
그러면서 다수의 중국인 개발자들과 일했고 또 만나며 왜 한국이 중국의 IT산업에 밀리는지 조금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하려 한다.

요즘 중국 IT인력의 연봉을 들으면 놀라움을 떠나 가끔 어이가 없을 정도다.
3년 차라는데 4천만 원을 요구한다. 중국 평균 임금을 찾아보면 이 연봉이 중국에서 얼마나 큰 연봉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인들이 외향적이고 호전적인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형편없는 실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실력이 뛰어나고 그렇게 줄 회사가 많다며 엄청난 연봉을 요구한다.
물론 날아다니는 능력자들도 많지만 인구수와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반면 한국의 IT인력은 나름 고급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몸값은 저렴한 데다 회사에 대한 로열티도 높고 중국 내 이직도 어렵다 보니 낮은 임금의 조선족 통역관을 하나 붙여도 중국 기업에서는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팽배해 한국인 IT인력을 많이 스카웃하고 있는 추세이다.
물론 예전 '만만디(慢慢的, 행동이 굼뜨거나 일의 진행속도가 느리다는 말)'를 생각하며 일도 편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이직하면 큰 오산이다.

요즘 중국의 큰 회사들이 기숙사를 제공하는 이유가 회사에서 먹고 자며 일하라는 의미이니 편하게 일할 생각이라면 그냥 한국에 있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한국 IT인력은 중국인들이 크게 신경 쓰지도 중요하게 생각지도 않는 나이를 생각해서 인지, 을이라 생각해서 인지 제대로 협상을 하지 못하고 실력이 낮은 중국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연봉으로 중국에 들어온다.
나중에 그 사실을 깨닫고 땅을 치며 후회하지만 어쩌겠는가 중국어가 안 돼 이직이 힘드니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돌아오던지 그 연봉에 만족하며 열심히 일 할 수밖에.

작년 3월 17일, 개발자 커뮤니티인 스택오버플로우가 조사한 연봉 자료로 경력 5년 이상 개발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중국은 14위, 한국은 19위로 지난 1년 사이에 그 격차가 더 벌어졌을 것이다.


여하튼 중국 IT인력의 연봉이 꺾이지 않고 수직상승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데다 회사와 제품에 대한 로열티도 없다 보니 철저히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일단 IT인력이라면 채용하고 능력과 성과에 따라 철저히 돈으로 보상하거나 내쫓는다.  그런데 내쫓으면 웃기게도 타 회사 가서 또 그렇게 높은 연봉을 받았다며 더 높은 연봉을 요구한다.
이런 상황에서 능력 있는 직원들을 붙잡고 있으려면 엄청난 성과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큰 돈을 벌 수 있고 이 돈을 기반으로 창업을 할 수 있고 창업을 해서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쏟아지다 보니 뛰어난 인재들이 계속 IT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에선 스타트업이 성공을 해도 직원들은 큰 돈을 만지기 어렵다.
그냥 창업가와 특정 몇몇만 큰 돈을 만질 수 있다 보니 직원들은 그냥 항상 월급쟁이일 뿐이다.
창업도 취업이 안 돼서 그간 모아놓은 돈으로, 정부지원금으로 시작하다 보니 결국 신불자만 양산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중관촌을 배워야 한다며 수없이 이야기를 하지만 겉모습만 이야기하고 정부 탓만 한다.
돈이 선순환이 되어야 하는데 탐욕스러운 창업가들만 넘쳐나는 판에 돈이 어떻게 돌까?

많이 좋아지고 있다지만 정말 모범이 될 수 있는 좋은 창업가들이 성공을 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미국과 중국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뭐 정부도 잘한 것 하나 없다지만 정부 핑계 그만 대고 자신부터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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