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예행연습

Posted in Life // Posted at 2020. 8. 25. 21:00

최근 회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가 폭파되며 (사실상 해고라고 말하고) 권고사직됐다.

십여 개가 넘는 회사를 다니며 자의에 의한 퇴사만 해봤지 이렇게 권고사직을 당해본 경험도, 프로젝트 진행 중에 서비스 오픈도 해보지 못하고 팀이 폭파된 경험도 모두 처음이라서 화도 나고 당황도 했지만 그나마 평소 이런저런 활동들을 하고 있었고 온갖 산전수전 공수전을 겪어온 탓에 다른 동료들에 비해 그나마 담담하고 침착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다른 동료들은... 생략하는 게 낫겠다.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란 기업 경영의 디지털화를 뜻한다. 최신 IT기술을 적극 활용해 회사가 진행하던 기존 사업과 업무 절차를 혁신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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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들을 때마다 (부끄럽고 미안하게도) 남 이야기인 줄로만 생각하고 마스크 쓰고 출퇴근하는 불편한 일상에 짜증을 내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덜컥 직장을 잃고 나니 뉴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볼을 꼬집어 봤는데 아주 많이 아팠다!!!

그렇게 퇴사를 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구인구직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을 것이라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데다 마스크를 쓰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면접을 보러 다니고 싶진 않아 3개월 동안은 구직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계획했다.
물론 기획자로 일하면서 몸에 베인 '어떻게든 리스크를 만들지 않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리스크라면 이를 헷지해야 한다.'는 본능 탓에 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대신 서치펌을 통해 조건에 맞는 회사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해놓았다. 그런데 역시나 나이와 경력, 조건 탓에 적절한 회사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는 듯싶다.
혹시 16년 차 시니어 기획자를 채용할 의사가 있는 회사가 있다면, 소개 또는 채용을 제안해주세요. 열정 있는 동료들과 함께 재미있게 일하며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가슴 뛰게 하는 회사가 있다면 조건을 낮춰서도 입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두커니 놀고 있을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 해보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하지 못했던 몇 가지 도전 혹은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언제든지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과 두려움, 공포가 직장 생활을 힘들고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이런 심리적인 불안감과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어 직장 생활을 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일정 고정 수익, 즉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실험이다. 고용 불안정은 시대적인 트렌드이고 때문에 찍어낸 듯한 부업 관련 강의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어쩌면 의식적으로 등 떠밀린 선택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10년 이상 운영해오던 블로그의 수익화를 시도하고 있고, 후배들과 함께 스마트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폭락한 주식을 매수하며 틈틈이 해오던 주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살짝 발만 담갔던 소규모 그룹 강의와 1:1 멘토링을 다시 시작했으며, 초기 스타트업에 자문을 해드리고 있고, 서비스 기획과 관련된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몇 가지 더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 생략했다.
실업급여를 수령하며 계획한 실험들이 잘 진행된다면 취업을 하더라도 직장생활에 목을 메지 않아도 돼 그만큼 스트레스를 줄이며 행복한 직장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며 나의 실험은 시작됐다. 그래서 초기 세팅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소득은 제로에 가깝지만 어째 출근했을 때보다 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현실적으로 혼자서 할 수 없는, 여러 도움이 필요한 일들이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현재 진행 중인 실험들의 내용과 진행 상황을 다음과 같이 공개해본다.

많은 응원과 도움 부탁드립니다.

 

실업급여 수령

16년 직장생활 동안 실업급여를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스마트 스토어 오픈으로 개인사업자를 내더라도 당장의 수익이 없다면 당연히 실업급여 수령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업급여를 수령하면 소고기 사 먹어야지!'라는 즐거운 마음으로 고용센터를 방문했는데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수령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고 식은땀이 다 났다.
'사업자를 낸 지 며칠 되지도 않아 잉크도 마르지 않은 데다 매출도 없는데요?'라고 재차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폐업하고 오시면 됩니다.'였다.
매달 약 200만 원씩 800만 원을 수령할 수 있었는데 800만 원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렇게 계획표가 수정됐다. 이건 악몽이야~ 악몽!!!

 

블로그 수익화

10년 이상 운영해오던 이 블로그에 수익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 애드센스 및 애널리틱스 학습을 위해 우측 사이드 영역 맨 상단과 본문 글 하단 추천글 리스트 두 곳에 광고를 노출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매달 10~20불 정도의 수익이 발생하여 반년 정도에 한 번씩 애드센스 수익이 입금되고 있었는데 수익형 블로그의 경우 일평균 500~1,000명 정도의 방문자가 방문하면 최적화만 잘해도 한 달에 100불 정도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목표를 월 100불로 정하고 본문과 사이드 바 하단에 배너 지면을 추가하고 배너 필터링을 통해 방문자에게 적합한 비교적 단가 높은 광고 위주로 게시하며 수익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간과한 것이 IT블로그를 방문하는 방문자들, 특히나 내 블로그의 경우에는 IT종사자들이 대다수다 보니 광고를 절대 클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테크 제품 리뷰 블로그가 아닌 이상 나 같은 IT블로그는 방문자가 의도적으로 클릭해주지 않는 이상 클릭이 발생하지 않는다. :( 

 

 

스마트 스토어 운영

직장을 다니고 있는 2명의 후배와 함께 하다 보니 빠르게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둘 다 주니어다 보니 한참 열심히 회사 일을 해야 할 때이고 퇴근 이후에는 피곤할 테니 빠른 대응이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고 있어 내 기대와 속도감을 못 맞춰 항상 아쉬움이 남지만 수많은 관련 강의가 찍어내듯 쏟아져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아무런 자본금 투입 없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학습 차원 및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묵묵히 운영해나가고 있다. 
상품은 드문드문 팔리고 있지만 이런저런 수수료를 제하고 시간 투입 및 기회비용 등을 생각하면 완전히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학습 차원이나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면 실업급여 수령을 위해 폐업을 선택했을 텐데... 오늘도 '멀리 보자!'를 되뇌고 있다.  

한번 방문하셔서 구경하시고 냉정한 의견 및 '찜' 부탁드립니다.

 

슬소비 :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슬기로운 소비생활을 추구하고 만들어가는 쇼핑몰

smartstore.naver.com

 

주식 투자

큰돈을 번 적도 없지만 운이 좋아 손해를 본 경험도 없다 보니 지하철 출근길이나 점심때 소액으로 짬짬이 해왔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자 목돈을 투자했고 목돈을 투자하다 보니 이젠 남는 시간에 주식을 공부하고 있다. 그래도 도박을 하지 않는 성격 탓에 배당주와 ETF에 50%, 성장주와 가치주에 50%를 적절히 배분하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투자를 하고 있다. 물론 그래서 큰돈도 벌지 못하고 있지만.

 

 

소규모 그룹 강의 및 1:1 레슨 진행

작년에 패스트캠퍼스를 통해 한 차례 강의를 진행했는데 강의장이 다수의 수강생을 상대로 일방적인 전달식 강의에 적합한 환경이어서 강의의 효과나 질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때문에 소규모로 둘러앉아 토론 형식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생각했던 방식으로 진행하기 위해 직접 강의를 준비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어 진행 자체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물론 1:1 레슨은 꾸준히 진행 중이다.
어쨌든 16년 동안 국내외의 십여 개가 넘는 회사를 거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던 내용들, 그리고 기존에 강의를 위해 작성했던 강의안 등을 잘 정리해서 기획자가 되고 싶은 학생이나 주니어 기획자들에게 공유하려고 한다. 주변에서 강의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는데 이런 위기를 기회 삼아 진행하게 됐다. 때론 위기가 좋은 동력원이 되기도 한다.

 

세균무기와 함께하는 서비스 기획 뽀개기!

IT서비스 기획 실무 관련 소규모 그룹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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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무기와 함께하는 서비스 기획 1:1 원포인트 레슨

IT서비스 기획 관련 취업, 커리어, 기획실무, 창업 상담 등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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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자문

 

채용글로 밝힌 적이 있지만 P2P 배송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한 스타트업에 자문을 해드리고 있다. 대표님이 부산에 거주하시면서 한 회사의 대표로도 재직 중이시기 때문에 이주에 한 차례씩 서울에 방문하실 때마다 2~3시간씩 자문을 해드리고 있는데 입바른 소리만 하고 있지 실질적인 도움은 못 되드리고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개발자 및 백엔드 개발자, 디자이너를 채용 중에 있으며 급여 수준이 Top Tier에는 못 미치지만 초기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중견 기업 수준의 급여를 책정하고 있으니 구직 중이신 분은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산타로드와 유통물류시장을 혁신할 동료를 찾습니다. · 세균무기

제가 최근 돕고 있는 P2P 배송 플랫폼, 산타로드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 산타딜리버리(주)에서 개발자(안드로이드 개발자 및 백엔드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채용하고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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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10년 동안 주로 서비스 기획과 관련된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관련 글들이 제법 쌓였다. 이것을 '서비스 기획자를 위한 가이드'라는 제목으로 묶어 공개하고 있었는데 이를 다듬어 출판을 하려고 평소 눈여겨보았던 몇 군데 출판사에 문의를 해놓은 상황이다. 올해는 힘들 수도 있겠지만 내년 초에는 내 이름이 적힌 책이 출판되어 서점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심 있는 출판사 관계자 분은 연락 주세요. :) 

 

서비스 기획자를 위한 가이드

서비스 기획자는 누구인가? 한국의 기획자들 미국에는 기획자가 없다? 서비스 기획자 vs. PM vs. PO 실리콘밸리의 프로덕트 매니저 VS. 한국의 서비스 기획자 기획자는 있다! 기획자는 없다! 사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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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급여 및 약간의 기타 소득을 포함해 월 소득이 600만 원 정도 되던 나는 한 달 소득이 일단 0원이 되었고 그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운 도전들을 해나가고 있다.
사실 계획한 석 달에서 고작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시기인 데다 계획한 결과를 매일 달성하지 못하고 있고 하루 종일 집 안에 처박혀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다 보니 매 순간 불안감과 두려움, 공포가 엄습해온다. 게다가 아무리 내가 멘탈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600만 원 정도의 고정 소득이 하루아침에 0원이 되는 건 심리적으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여러 실험이 실패하더라도 눈높이만 조금 낮추면 구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과 자신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럴진대 막상 50대에 명퇴를 하게 되면 그 불안감과 두려움, 공포가 얼마나 클지 생각조차 하기 싫다.
때문에 지금의 이 실험과 시도들이 다 뼈가 되고 살이 되리라 생각하며 하루하루 묵묵히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언젠가는 반드시 퇴직을 하게 될 텐데 퇴직 예행연습을 제대로 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는 중이다. 

실행하고 행동하는 자에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노력해본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모든 분들이 하루빨리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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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무기, 지구별에 흔적을 남기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세균무기입니다.
법학과 행정학을 전공한 IT서비스 기획자이자 프로덕트 매니저이며, 변방의 한 블로거입니다. IT와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으며 여행과 애플 제품, 블랙아이드피스의 음악, 커피를 격하게 애정합니다.


  1. 조성우

    가지고 계신 경험과 철학을 담을 수 있는 기획 서비스를 만드는 건 어떨까요?

    PPT로 기획서를 작성하시는 것을 보고 느낀건데요.

    일관된 ID관리, 관계 설정, 용어집, 공통 모듈 들에 대한 작성과, 변경 관리, 협업자들간의 notification 및 contextual communication 등을 한 툴에 담고 조망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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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I 프로토타이핑 툴도 아니고,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툴도 아니고 기획 서비스요???
      그냥 관련해서 강의나 레슨, 책으로 어떻게 안 될까요... ^^;;

  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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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계획 상으로는 10월 이후 강의는 진행하지 않을 생각입니다만 혹여나 그룹 강의를 진행하게 되면 블로그 및 SNS를 통해서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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