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매우 황당한 일이 있었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의 두 제휴사가 스마트 디바이스 쇼, KITAS 2018에 참가하여 그들의 부스 한편에 서비스 중인 앱을 함께 전시 및 홍보하게 되었다. 그래서 마케팅팀 전원이 주말부터 고생을 하고 있어 응원차 행사가 진행 중인 코엑스를 방문했다.
방문한 김에 이런저런 부스를 둘러보다 우리 회사와 제휴를 하면 괜찮을 것 같은 헬스케어 제품이 있어 해당 부스를 방문하였고 대표라는 네임카드를 걸고 있는 사람(이하 대표)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우린 일행이 3명이었기 때문에 편의상 우리라고 지칭한다.
나 : 저흰 블록체인 관련 회사인데요.
대표 : 저흰 블록체인 안 하는 데요.
블록체인 하냐고 물어본 것이 아닌데 뭔가 오해를 한 것 같다.
나 : 아니 저흰 제휴를 문의하러 왔는데요.
대표 : 전 블록체인 안 믿습니다.
뭐? 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다.
블록체인이 무슨 종교도 아니고 안 믿긴 뭘 안 믿어!?!?
대표의 반응이 당황스러 순간 뭐가 잘못된 거지 생각을 했는데 대표의 표정을 살펴보니 표정이 난 그딴 종교 안 믿으니 어서 내 눈앞에서 꺼지라는 표정이길래 나를 포함 방문한 3명이 더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뒤돌아 왔다.
자기들보다 더 큰 회사에서 제휴를 문의하러 왔는데, 아니 회사의 크기를 떠나 제휴를 하러 왔다고 하면 일단 들어보고 판단을 해야지. 대뜸 안 믿는다니...
사짜도 스캠도 많은 블록체인 판이라지만 블록체인을 떠나 고객을 맞이하기 위해 부스를 차려 놓고선 무슨 제휴 건인지 들어보지도 않고 대뜸 안 믿는다고 하는 건 상호 간의 예의도, 대표로서 할 짓도 아닌데 직원들과 여러 방문객이 보고 있는 와중에 저리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니 그 만용에 흠칫 놀랐다.
뭐 이런 사람이 사업을 한다고 대표 직함을 달고 있다니...
대표도 한참 어렸지만, 부스에 있던 젊은 친구들도 이런 대표도 대표랍시고 모시고 있다니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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