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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서바이벌 프로그램 ; 나는 웹기획자다.

by 세균무기 2011. 5. 9.


2006년 5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의 '무한도전'은 국내 최초로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의 장르를 개척하며 방송 프로그램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 이후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등의 수많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서 리얼 버라이어티는 방송 프로그램의 주류로 지금까지도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리얼 버라이어티 이후 커다란 변화가 없던 방송 프로그램에 '아메리칸 아이돌' 등의 오디션 형식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카피해 만든 Mnet의 '슈퍼스타K'의 성공은 리얼 버라이어티 이후로 큰 변화가 없던 방송 프로그램에 일대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슈퍼스타K'의 성공으로 오디션 형식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모든 방송사가 도입하게 되면서 Mnet의 '슈퍼스타K', MBC의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일밤의 '나는 가수다'와 '신입사원', tvN의 '오페라스타' 등 이제 채널을 돌리면 어느 방송사에서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네요.
 


많은 블로거들이 이미 지적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기본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경쟁 시스템의 장/단점을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쟁 시스템, 경쟁을 통해 보다 능력을 극대화한다는 장점도, 지나친 경쟁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예기치 못한 여러 문제들(예컨데 최근 큰 이슈가 되었던 카이스트 문제 등)이 쏟아질 수 있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거나 또는 문제가 많다고 단순히 이야기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보다 성숙한 의식으로 접근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여하튼 쏟아지는 오디션 형식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경쟁이라는 요소와 함께 대부분 공통적으로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일밤의 '신입사원'을 제외하곤 모두 음악을 소재로 경쟁 시스템을 적용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인데요. 왜 하필 음악이였을까요?!?! 사실 본질적으로 가장 경쟁/서바이벌과 어울리지 않는 음악이라는 소재에 말이죠. 개인적으로 예술이라는 분야에 서열화를 매긴다는 것에 불편해 하는 1인입니다. 

'나는 가수다'가 아니라 '나는 요리사다', '나는 디자이너다' 또는 '나는 웹기획자다' 등 매번 소재와 컨셉을 바꿔가며 여러 분야의 직업을 소개하고 그 분야에서의 전문가들이 경쟁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는 그 직업 안에서 전문가들이 사용자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철학과 가치를 이야기하고 또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달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나아가 직업이 갈수록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면서 다음 세대들이 직업을 선택하기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대에 여러 직업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제 직업은 웹기획자입니다.
웹기획자라는 소재를 가지고 '나는 가수다'와 같은 '나는 웹기획자다.'라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경쟁의 과정에서 시청자들에게 어떠한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웹기획자들의 경쟁 과정에서 그들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그 결과물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결과물의 평가는 만들어진 사이트나 결과물에 대한 사용자 즉 유저의 이용률 등 기존 웹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여러 기준을 가지고 쉽게 평가할 수 있겠지만 경쟁의 과정에서 시청자들에게 어떠한 감동을 주고 경쟁의 과정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 매일 야근하며 사용자를 배려한 UI, UX를 그리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이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요?
다행스럽게도 페이스북의 탄생 비화를 픽션(??)으로 재구성한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보면서, 그리고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피버그'나 트위터 창업자인 '에반 월리엄스', '잭 도시'의 연설이나 강의를 들으면서 감동과 교훈 나아가 지식을 얻는 사람들을 보면서 충분히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타직업에서도 충분히 경쟁의 과정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웹기획자의 평가는 무엇을 기준으로 해야할까요? 다행스럽게도 KTH 부사장이신 박태웅님의 기고에서 그 기준이 될만한 것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박태웅님의 기고 '기획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라는 글에서 박태웅님은 기획자를 '1. 기획자는 first user, 즉 첫번째 사용자입니다. 2. 기획자는 커뮤니케이터입니다. 3, 기획자는 다른 무엇보다도 기록을 읽는 사람입니다. 4. 기획자는 배우는 사람입니다. 5. 기획자는 르네상스적인 인물이라야 합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사용자에게 최고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 사용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만을 줄 수 있는 절정의 경험을 하는 것, 사용자 입에서 '아하'하는 감탄사가 튀어나오게 하는 것, 그것이 기획자가 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웹기획자로서 정말 공감 가고 많은 것을 배우며 반성하게 하는 기고문입니다. 아마도 이 글이 웹기획자 평가 기준의 한 근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쓰다보니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버린 것 같습니다. 글의 요지는 동일한 컨셉과 소재가 아닌 사회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이 사회의 가려운 부분을 많이 긁어줄 수 있는 공익적 목적의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결과 즉 사이트의 이용률이나 성공도 중요하지만 과정 속에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웹기획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차후에 성공한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철학과 가치를 가지고 이런 과정 속에서 탄생한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저는 웹기획자입니다.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세균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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