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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et

이기적인 엘리트가 이끌어가는 IT?!?!

by 세균무기 2010. 8. 4.
7월 30일, 언제나 같이 다음 뉴스 IT/과학 섹션을 보다가 [아이패드 사용자는 '이기적인 엘리트'?]라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연합뉴스의 낚시성 기사인가보다 하고 넘기려다 아이패드 대기 수요자로서 '나도 엘리트가 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므흣한 생각에 기사를 클릭해 보았습니다. ^^;; 
원문기사 :
아이패드 사용자는 '이기적인 엘리트'? 

기사 첫 줄부터 약간 도발적입니다. '부유하고 교양있고 똑똑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차가운 당신, 혹시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에서 미국 조사기관 '마이타이프'가 아이패드 구입자들의 유형을 조사한 결과 일반적으로 매정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도한 기사를 인용하여 연합뉴스가 작성한 기사로 일단 조사 결과 및 외신 내용 확인을 위해서는 최소 두번의 검색을 통해 확인을 해야하는데 귀차니즘과 영어울렁증 때문에 사실 확인을 하지 못했습니다. 워낙에 언론을 불신임하기 때문에 출처를 외국으로 떠넘기고 원문을 링크 걸지 않으면 굳이 찾아보지 않고 '당연히 왜곡했겠지!!' 라고 생각하며 기사를 읽게 되더군요. 국내 언론사들은 그렇게 무단전제 금지 및 출처 표기를 원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원문 링크도 걸지 않습니다. 여하튼 저에게 있어 언론의 권위와 명예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ㅡ.,ㅡ;; 인과응보죠.
여하튼 데일리메일 신문에서는 마이타이프가 2만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아이패드 구매자들이 '부유하고, 교양있고, 권력 지향적이고, 성취욕이 강하고, 세련되고, 매정하고, 배려심이 없는 30~50대'일 확률이 다른 사람보다 6배나 높았다고 합니다. 뭐 배려심이 없다는 점과 30~50대라는 점을 제외하곤 나쁘진 않네요... ㅡ.,ㅡ;;
또한 구매자들은 사업과 재무에 압도적인 관심을 보이고, 권력과 업적을 중시하며, 다른 사람들을 굳이 도우려 하지 않는 이기적인 일 중독자라고 합니다. 이 근거를 비싼 아이패드를 구입할 수 있는 부류가 대체로 온종일 컴퓨터 화면 앞에서 일해야 하고 신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며 생활 속에서도 계속해서 컴퓨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랍니다. 헉...@.,@;;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빼놓곤 컴퓨터와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인터넷 환경에 쌓여있는 웹기획자로서 조금 찔리긴 하네요. ㅋㅋ 


과연 나는 이기적인 엘리트인가?

과연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들은 이기적인 엘리트들일까요?!?!

저는 해당 기사를 보고 '이건 뭥미?!?!'라는 식의 트윗을 날렸습니다. 신뢰가 가지 않는 기사잖아요... ㅋ


그런데 최근의 IT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일견 수긍을 하게 됩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하도 언론에서 스마트폰~ 스마트폰~ 이야기를 꺼내니 하나 둘 관심을 가지게 되고 실제로 주위에서 사용하는 것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고 어떠한 스마트폰을 선택하는게 좋을지 저에게 의견을 묻곤 합니다. IT업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현존하는 스마트폰에서 하나를 추천하라고 하면 갤럭시S가 출시되기 전에는 무조건 아이폰3GS, 갤럭시S는 출시되었고 아이폰4가 거론되기 전에도 당연히 아이폰3GS, 아이폰4 출시가 목전에 다가온 현재에는 조금 기다렸다가 아이폰4를 사라고 조언을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아이폰3GS를 사용하고 있고 위와 같이 조언을 해주니까요. ㅡ.,ㅡ;;
그리고 아이폰4 추천의 이유를 물으면 아이폰의 뛰어난 UX와 앱스토어에 등록되어 있는 20만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 레티나 디스플레이, 페이스타임, 기타 뛰어난 하드웨어 스펙 등 여러 장점들을 열거하고 광고 수익 때문에 삼송에 목 메여 있는 국내 언론사들의 편파적인 아이폰 까기를 비판하며 국내 언론을 믿지 말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하지만 얼리어답터, IT근로자들이 스마트폰 선택에 있어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런 요소들이 일반 대중(이런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에게도 중요한 요소일까요?!?!
제 주변에 갤럭시S를 산 친구들에게 제가 조금 기다렸다 아이폰4를 사지 왜 갤럭시S를 샀나며 위에 열거했던 아이폰4의 장점을 이야기해줍니다만 반응은 갤럭시S도 필요 이상으로 기능이 많은데다가 충분히 좋다는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아이폰과 갤럭시S의 하드웨어적인 차이는 잘 알지도 못해 구별도 못할 뿐더러 두 디바이스 모두 깜짝 놀랄 정도로 충분히 좋다는 것입니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이미 오버스펙입니다. 그렇다고 UX와 20만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야기해준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UX는 우선 '스마트폰은 다 어렵다'라는 전제로 시작되기 때문에 아이폰이나 갤럭시S나 똑같이 어렵고 얼리어답터나 IT종사자들처럼 애플리케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자주 다운로드 받고 지우고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아무것도 깔려있지 않은 아이폰보다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깔려있는 갤럭시S가 더 좋아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아이폰과 갤럭시S 모두 좋은 스마트폰이면서 동시에 어려운 스마트폰인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다른 점이 있습니다. 갤럭시S는 구매시 한글 메뉴얼이 포함되어 있고 또 삼송이나 SKT를 통해서 메뉴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굳이 사이트를 검색하면서 정보를 습득할 필요도 없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폰의 경우 구매시 메뉴얼도 없기 때문에 사이트 서핑이나 주위 아이폰 사용자를 통해서 정보를 구해야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영영 모르고 넘어가는 기능도 많습니다. ㅡ.,ㅡ;;
하물며 아이폰의 경우 서점에서 메뉴얼을 팔고 있다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비싼 돈 주고 스마트폰까지 구매했는데 메뉴얼을 서점 가서 돈 주고 사서 보거나 아니면 나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강의를 들어야 한다니... 이해를 못할 만도 하지요.
일반 대중에게 아이폰은 매우 불친절하고 정말 디바이스에 관심 많은 얼리어답터나 IT종사자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을 갖을 수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아이폰이 좋다고 말했던 제 언행들이 잘난 척으로 비쳐질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전 삼송에서 만든 뛰어난 스마트폰과 국내 언론을 까데는 이기적인 엘리트였던 것입니다. ㅡ.,ㅡ;;


이기적인 엘리트가 이끌어가는 웹서비스

최근 웹서비스의 트렌드를 보면 국내 서비스 이야기는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ㅠㅠ
매일 매체와 주변에서 쏟아지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불과 2~3년 전 외국 서비스에 불패했던 국내 웹서비스들은 어디로 종적을 감추었는지 제 귀를 의심하게 됩니다. 하루에 듣게되는 IT회사와 웹서비스를 정리해보면 대부분 구글, 애플, MS, 페이스북, 트위터, 유투브, 포스퀘어 정도로 요약, 압축할 수 있습니다. ㅡ.,ㅡ;;
물론 예전부터 웹기획자들이 외국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외국 서비스를 자주 사용하고 이야기하곤 했지만 전 국민이 이렇게 외국 서비스를 이야기하는 모습은 보고 있는 웹기획자로서 당황스럽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친구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어느 순간부터 국내 웹서비스 이야기보단 외국 서비스 이야기를 많이 하고 또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사용을 계속 권유한다는 것입니다. 자기는 웹애플리케이션(애드온)이나 API 연동 등 너무 어려워서 쓰기 싫은데 매번 시대에 뒤떨어진다며 알려줄테니 한번 써보라고 해서 계정은 만들었다며... @.,@;;

사실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서 정부의 잘못된 IT정책으로 인하여 국내 웹서비스 시장이 외국 서비스와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거칠게 비판을 많이 하였습니다. 사실 웹서비스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ActiveX나 공인인증서, 인터넷실명제 등의 잘못된 정책이 족쇄가 되어 웹서비스 업체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붙잡고 있는 것에는 모두 공감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였으나 과연 자기 성찰에는 충실했는지 반문을 하면 저는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2010/02/02 - [ITechnology™] - 멍청한 정부 때문에 멍드는 IT강국!!

그리고 조금 기이한 부분이 과거에는 제가 PM을 맡으며 기획한 서비스가 조금만 어려워도 개발자, 디자이너, 관리자들이 서비스가 어렵다고 메뉴얼이 필요없을 정도의 서비스로 기획하라며 조언을 하고 또 저도 메뉴얼이 필요없을 정도로 쉬운 UX, UI를 제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였습니다.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UX, UI를 갖추고 서비스적으로도 쉬운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이 기획자의 큰 덕목이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내 웹서비스들은 메뉴얼이 필요없는 서비스를 추구하며 보다 쉬운 서비스들이 출시되었는데 외국의 서비스의 경우 사용 방법이 일반 대중에게 쉽지 않아 서점에서 메뉴얼이 등장하여 유료로 판매되는가 하면 이용법을 가지고 외부에서 강의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앗... 왜 국내 서비스에 비해서 사용법이 어렵다고 하는 서비스인데 메뉴얼을 사보고 강의를 들으면서 까지 사용법을 읽혀 사용을 하고 있고 그 사용자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지?!?!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유행은 얼리어답터와 IT종사자들의 이기적인 엘리트 집단 의식에서 부터 그 국내 유행이 출발하지 않았는지 감히 이야기를 해봅니다. 트위터와 미투데이, 요즘을 비교해보면 미투데이와 요즘은 친목 목적의 가벼운 주제로 이야기가 오고가지만 트위터는 이미 정보를 교류하는 미디어적인 성격의 서비스가 되어서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정보 위주의 트윗이 오고갑니다. 또한 미투데이의 사용자가 트위터보다 많지만 미투데이의 PV보다 트위터의 PV가 훨씬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인터넷을 자주 사용하는 얼리어답터나 IT종사자가 많이 몰려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더욱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 트위터를 홍보하고 사용을 권유하고 메뉴얼을 출판하고 강의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얼리어답터나 IT종사자라는 사실입니다. 이젠 트위터에도 식상해졌는지 그 불꽃이 페이스북으로 옮겨 붙었습니다.
이제 서비스 기획을 할 때에는 일반 대중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기 보다는 정말 얼리어답터와 IT종사자들이 열광할 수 있는, 게다가 어려운 서비스로 기획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게다가 영문이라면 더욱 좋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10%의 이기적인 엘리트가 이끌어가는 웹서비스에서는 국내 웹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들은 국내에서 출시되는 서비스는 너무 식상해서 테스트 몇 번 해보고 관심을 안 가질테니까요.

어쩌다가 국내 웹서비스가 이렇게 되었을까?!?! 제 자신에게 다시 반문하게 됩니다.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세균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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