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를 배려한 서비스 오픈과 업데이트.

Posted in Planning // Posted at 2012.05.12 09:00

베타 기간


국내 기업의 경우 서비스를 오픈할 때 베타 버전으로 오픈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최근에는 구글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베타 버전으로 오픈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는 경향이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오픈하는 서비스는 베타 버전으로 오픈하기 보다는 정식 버전으로 오픈한 후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버그를 수정하는 경향이 강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구글, 페이스북을 포함한 많은 외국계 서비스는 베타 버전으로 오픈을 하고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베타 딱지를 달고 서비스를 운영하며 버그를 수정하고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하며 보다 완벽한 서비스로 정식 오픈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베타 딱지 옆에는 항상 사용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버튼이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베타 딱지를 달고 있으면 유저 입장에서도 버그를 발견하거나 오류가 발생해도 심정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으며 기업이 사용자에게 왁벽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수많은 버그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베타 버전이 아닌 정식 버전으로 오픈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용자에게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버그를 잡고 서비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내부 직원들이, 나아가 대다수의 유저들이 서비스에 대해서 만족할만한 수준까지는 베타 버전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메일의 경우 2004년 4월에 공개되어 2009년 7월에서야 베타 딱지를 떼었으니 무려 5년이라는 기간을 베타 버전으로 서비스했다. 그리고 구글닥스, 구글 캘린더 또한 3~4년의 기간 동안 베타 버전으로 서비스되었으니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구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업데이트/업그레이드 VS 다운그레이드


업데이트/업그레이드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컴퓨터 파일이나 데이터가 최신의 것으로 바뀌거나, 소프트웨어의 수정이나 기능의 추가로 프로그램을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웹기획자라는 직업적 특성상 어떤 서비스가 업데이트/업그레이드가 되었다고 하면 서비스를 사용해 보며 무엇이 바뀌었는지 살펴보게 되는데 서비스의 업데이트/업그레이드를 단순히 기능을 더 편하게, 더 빠르게 수정하거나 추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획자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기능의 수정이나 추가만이 업데이트/업그레이드를 의미하는 것일까?


업데이트/업그레이드가 되었다고 하는 서비스를 살펴보면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불편해하며 수정이나 추가가 됐으면 하는 부분이 수정되거나 추가되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하거나 기존의 복잡하거나 중복되는 기능들을 통합하여 사용자에게 더 간편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수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군더더기만 늘어나는 것 같다.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더 쉽고 심플해지면 다운그레이드라고 생각하는 걸까?!?!

최근 마이피플이 업데이트 되었다고 해서 살펴보니 많은 사용자들이 인지하기 어려운 기능, 없어도 되는 기능들이 덕지덕지 추가되어 사용이 편해지기 보다는 오히려 더욱 복잡해진 것 같다. 다수의 유저들과 사내에서 요구하는 여러 기능들을 추가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수많은 유저들과 내부에서 쏟아지는 의견들을 적절히 컷트하며 핵심기능은 강화하고 불필요하거나 중요도가 낮은 기능은 덜어내거나 통합하면서 더 쓰기 쉽고 편하게 만드는 것이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시대에 더 중요한 기획자의 역량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스터 에그가 아닌 이상 작은 변화일지라도 최소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 사용자를 위한 배려가 아닐까.


버튼수와 기능이 많아진다고 더 편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국내 모바일 서비스 중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서비스가 있을까 싶었던 싸이월드 앱. 이건 웹이 아니라 모바일이라구, 친구!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의 의견을 듣기 위한 고객 테스트가 한창 유행하던 당시 사용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한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사용자의 의견은 중요치 않았을 수도 있다. 게다가 스티브 잡스가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면 과연 혁신과 미니멀라이즈의 대명사인 애플의 제품이 나왔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스티브 잡스의 경영 방식이 다 옳았다는 것은 아니며, 소비자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지만 왜 스티브 잡스가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는지는 애플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보면 기획자로서 충분히 공감이 가며 한편으론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과 판단력이 부럽다.

 


UI, UX의 독창성, 차별성. 하지만 연속성.


구글플러스가 웹에 이어 모바일앱을 업데이트하며 UI, UX를 전면교체하였다. 

구글이 자사의 웹서비스를 업데이트할 때는 사전에 변화되는 내용을 공개하고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이전 버전을 사용할지, 새롭게 제공하는 버전을 사용할지 선택할 수 있게 한 다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사용자가 새로운 UI, UX에 익숙해졌을 무렵 신규 기능을 전체 유저에게 반영한다. 하지만 모바일의 특성상 위와 같은 업데이트 과정을 거칠 수 없기 때문에 공지없이 업데이트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기존 구글플러스나 다른 비슷한 종류의 SNS앱과는 달리 UI, UX를 전면적으로 교체하다 보니 학습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다소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일테고 조금 사용하다 보면 다시 손에 익숙해지겠지만.


서비스마다의 차별성도 좋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사용하는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 편의를 위해 기본적인 UI, UX는 타 서비스와 비슷한 것이 좋은 것 같다. 테스트한답시고 수많은 서비스를 사용해서 그런지 처음에는 차별화되고 독창적인 UI, UX를 보면 신기하고 신선해 이것저것 살펴보지만 기존의 비슷한 UI, UX보다 특별히 뛰어나거나 편하지 않으면 학습화에 따른 피로도와 불편함 때문에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기획자는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요소라고 야심차게 추가를 했지만 대다수의 유저는 인식조차 못하거나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 부지기수다. 게다가 오랫동안 해당 서비스를 사용했던 유저라면 업데이트로 인한 급격한 UI, UX의 변화에 불만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독창적이고 차별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해당 플랫폼, OS에서 일반화된 기본적인 UX는 유지해주며 그 테두리 안에서 독창적인 UI, UX를 고민하고 제공하는 것이 사용자를 위한 기획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자동차라는 한 서비스가 멋지게 '범블비'로 트랜스폼하자 정작 주인공이자 사용자인 '샘 윗위키'는 열심히 뛰어나녀야 했다.


업데이트할 때 사용자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수많은 사용자들의 요구나 사내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기획자 또는 PM이 서비스가 제공하려던 철학과 가치를 잊지 않고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꼭 필요한 기능은 추가하고 불필요한 가지는 쳐낼 수 있는 역량과 판단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업데이트시 구글, 페이스북과 같이 사전에 기능을 공개하고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업데이트할 것인지 기존의 기능을 사용할 것인지 의견을 물어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끔 하고 사용자가 기능을 학습하고 익숙해지기 까지 시간적인 여유를 제공하는 것이 기존 사용자의 불편을 줄이는 동시에 사용자를 배려한 서비스 업데이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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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무기, 지구별에 흔적을 남기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유세균입니다.
법과 행정을 전공한 웹/모바일 기획자이자 PM이며, 그리고 변방의 한 블로거입니다.
IT와 Mobile, SNS 그리고 Startup에 관심이 많으며 여행과 애플 기기, 블랙아이드피스의 음악, 커피를 격하게 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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