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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et

AI 시대, 우리의 미래?

by 세균무기 2025. 3. 21.
최근 LLM 기반의 대화형 AI, 이미지와 영상에 활용되는 생성형 AI, 자율주행 AI 등의 발전을 보고 있으면, 가까운 미래에는 AI가 인간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보다는 인간이 AI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AI가 발전하면 단순 반복 업무가 먼저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인간은 단순 반복 업무에서 해방되어 보다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도 언론과 전문가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자라며, AI가 등장해 단순 반복 업무가 하루빨리 사라지길 바랐다. 그리고 영화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를 재미있게 보면서 인간과 기계가 전쟁을 하거나,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시나리오는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기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AI가 글을 쓰고,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제작하며 창작을 하는 데다 몇 분 만에 대량 생산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이제는 가볍게 웃고 넘길 수가 없게 되었다. 창작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예술이 아닌 상업적인 수준의 창작이라면 이미 AI가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예전의 조사에 따르면, AI 시대에 가장 먼저 사라질 직업으로 의사, 약사, 변호사, 회계사 등의 고소득 전문직군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AI의 발전과 성장 속도를 봤을 때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대체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아직은 소프트웨어의 발전 속도에 비해 하드웨어의 발전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체감을 하기 어렵겠지만, 하드웨어가 더 발전한다면 AI와 로봇의 결합으로 인해 현실 세계의 단순 반복 업무뿐만 아니라 복잡한 노동도 로봇으로 대체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테슬라가 공개한 테슬라 봇, 옵티머스

 


그러나 여전히 몇몇 전문가들은 AI가 아무리 발전을 하더라도 인간과 기계가 협력을 하면 했지 일자리를 빼앗거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은 인간과 사회를 너무 긍정적이고 이상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사람에 따라 누군가는 일자리를 빼앗기며 생존에 위협을 받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소수의 사람들은 AI를 활용해 막대한 부를 쌓을 것이고, 대다수는 일자리를 잃고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테슬라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가 대중화에 성공한다면 운수 및 물류, 배송에 근무하고 있던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또한 테슬라가 개발하고 있는 AI 로봇인 테슬라 봇이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수많은 노동자들이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테슬라의 경영진과 소수의 직원들만이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쌓고 그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생존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고, 설령 일자리를 빼앗기더라도 생산 혁신을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며 풍요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역사는 반복된다며 과거 산업혁명을 근거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갈수록 심해지는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는 부의 재분배 기능이 사실상 제구실을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서 기본소득의 도입을 논의하고 테스트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AI 시대에 한국 사회는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한국은 합계출산율 0.6명을 기록하며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인구소멸과 함께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하고 있는 데다, 고급 인력을 육성할 수 없는 교육 시스템과 함께 기업이 교육훈련 기능을 상실하며 노동 생산성은 낮아지고 경쟁력은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AI 시대에 그 혜택을 누릴 국가나 사람일 것이라고 어떻게 호언장담을 할 수 있을까?
인구 소멸과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며 내수는 붕괴되고 국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사회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숙련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내수 시장의 급속한 붕괴를 막으면서, 동시에 고급 인재를 육성하여 인공지능과 로봇을 통한 생산 혁신을 일으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뉴스만 보더라도 과연 한국 사회가 변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전히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이 존재하여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고 싶은 나라에서 계속 순위가 낮아지고 있고, 고급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조차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하고 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시대와 다자간 지역주의가 끝나고 국가 간에도 약육강식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래서 전 세계가 전쟁과 분쟁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 협력을 증진하고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인 UN은 더 이상 제기능을 못하고 유명무실한 기구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국경 없는 인터넷상에서 발생하는 AI로 인한 위험과 문제는 다자간 협력과 논의와 함께 규제와 통제가 필요한데, 전 세계가 AI 기술 경쟁을 넘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고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 냉전시대에 핵무기와 우주 패권을 놓고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군비 경쟁을 했던 시대를 떠올려봐도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OpenAI에서 발생한 샘 올트먼 대표의 해임과 복귀 사건만 보더라도 인류를 위해 안전한 AI를 만들고자 했던 회사의 미션이나 이사회의 노력보다는 투자자와 임직원들의 자본주의 논리가 우선시되고 결국 자본의 힘이 승리했다. AI의 미래를 너무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인간의 탐욕을 너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AI는 전 세계가 링과 룰도 없이 앞만 보고 전력 질주하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가 걱정된다며 잠시 멈춰 서 뒤를 바라볼 여유는 없다. 한번 뒤처지는 순간 다시는 따라잡을 기회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도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걸고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AI 인프라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AI 시대에 발생할 사회적 문제를 연구하고 그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AI 시대에는 일자리 감소, 부의 양극화, 윤리적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하고 마련하지 않는다면, AI 기술을 통해 인류의 불편을 해결하고 편의를 증진시키기보다는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큰 혼란과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AI 산업의 육성은 물론 AI로 발생할 사회적 문제에 대한 연구나 준비가 너무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정치가 정쟁과 갈등만 조장하고 나라를 망치고만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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