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협력하여 공통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 IT 프로젝트의 특성상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포함된 프로덕트 팀을 전통적인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나 MBO(Management by Objectives)등의 경쟁을 유도하는 상대 평가 방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IT기업은 물론이거니와 많은 기업에서 프로덕트 조직을 어떻게 평가하고 동기부여하며, 서로 다른 직군들의 이해충돌 및 상반되는 목표들을 한 방향으로 일치시킬지 많이 고민한다.
다행히 구글에서 1999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목표 설정 방법인 OKR이 공개되며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고 있다.
OKR은 Objectives and Key Results의 약자로, Objective는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뜻하고, Key Results는 목표를 달성했는지 알 수 있는 척도인 핵심 결과지표를 의미한다.
OKR은 기업, 조직, 팀, 개인이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목표 관리 프레임워크다. 기업의 비전과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팀과 개인이 달성해야 할 목표를 분기별로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비전과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팀과 개인이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OKR을 통해 팀과 개인의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OKR 작성 방법을 찾아보면, 위와 같은 양식으로 설명한다.
그런데 위 양식으로는 프로덕트의 성장이나 성과를 정확하게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OKR을 어떻게 작성하고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지 막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OKR을 작성할 때, 분기별 회사의 OKR과 직군의 OKR로 구분하여 작성한다. PO인 기획자는 회사의 OKR을 그대로 따르거나 여러 서비스와 팀이 존재하여 별도로 OKR을 작성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회사의 OKR을 추종하여 작성한다. 각 직군의 OKR은 PO의 OKR을 추종하여 작성한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절차에 의해 OKR이 작성된다.
PO인 기획자는 OKR을 설정하고, 직군들과의 협의를 통해 개별 목표와 지표를 설정하기 위해 각 직군의 업무와 함께 지표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하다.
전사 OKR이 확정되면, 전사 OKR을 기반으로 직군별 OKR을 작성하게 된다. 기획자는 직군별 KR이 전사 OKR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KR인지 확인한다. 직군별 KR이 해당 직군이 노력해서 성장시킬 수 있는 KR이고, 100% 도달이 아닌 스프린트별 또는 월별 등의 일정 주기로 성장률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인지 확인해야 한다. 즉, 100% 이상을 초과할 수 있는 지표여야 한다.
또한 직군별로 정한 KR이 타 직군의 KR과 충돌 또는 경합하는 지표인지를 확인하고 경쟁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표로 조정해 공통의 목표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나는 동료들에게 작성 및 설명의 편의를 위해 아래와 같이 행에는 전사와 함께 각 직군을 두고, 열에는 일명 해적지표인 AARRR을 둔 다음 전사 및 직군별 KR을 배치해서 어떤 직군이 어떤 지표를 통해 전사 KR 달성에 기여할 수 있고, 어떤 직군과 공통의 KR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작성한다.
AARRR은 500 Startups의 공동 설립자인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가 개발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측정하고 성장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로, 획득(Acquisition), 활성화(Activation), 유지(Retention), 추천(Referral), 수익(Revenue)의 다섯 단계로 나눠 측정한다.
전사 및 직군별 OKR 작성이 완료되면, 그 KR에 따른 KPI 지표를 측정하기 위해 수치를 기록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양식을 만들어 공유한다. 그리고 해당 양식에 맞춰 수치 및 그 성장률을 기록한다. 나는 매주 진행되는 경영진 또는 리더 미팅에서 해당 지표를 공유해야 하므로 그전에 각 직군이나 작성에 의무가 있는 담당자가 해당 수치를 입력하도록 한다.
애자일 조직에서의 개인 평가는 전사 OKR과 직군별 OKR의 달성률 또는 평균 성장률을 반영하여 진행한다.
나는 스프린트가 종료되면 스프린트 회고 마지막에 이번 스프린트에서 가장 기여도가 높은 동료를 선정하는 스프린트 MVP 또는 스프린트 히어로 선정을 진행하는데, 이 선정 결과를 개인 평가 결과에 반영한다.
직군별 평가로는 직군 내에서 열심히 노력해 성과를 만들어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변별력이 없어 무임승차 효과가 발생하여 모두가 열심히 일할 동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팀 내에서 서로 견제하고, 긴장감을 부여하면서,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MVP나 히어로 선정을 통한 상호 평가 방식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프로젝트 멤버는 3개의 휘장을 갖고 있으며, 자신을 제외한 이번 스프린트에서 가장 기여도가 높은 3명의 동료에게 휘장을 주는 이유를 모두 앞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휘장을 준다. 그리고 3개월마다 보유한 휘장을 합산해 해당 분기의 평가 결과에 반영한다.
물론, 나는 최근에 조직의 관리 및 운영 방법에 이보다 진화된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한 레이드 방법론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레이드 방법론과 관련해서는 추후 자세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그때가 되면 정리하여 공개하도록 하겠다.
워터폴 조직에서 처음 애자일 스크럼 방법론과 함께 OKR 설정 및 OKR에 따른 인사 평가 방식을 도입하려고 하면, 큰 논란과 불만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이에 대해 동료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협의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이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없다면, 대다수 형식에 그치거나 실패하게 된다. 따라서 좋은 애자일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앞서 설명한 방법론도 중요하지만 동료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 협의를 통해 조직에 맞는 애자일 문화를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애자일 도입과 관련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고, 충분한 권한이 있었으며, 수차례에 걸쳐 설명하고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6개 회사 중에서 2개만 도입을 성공했고 나머지 4개 회사에서는 결국 칸반 보드와 위키 등의 도구만 남았다. 애자일을 방법론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애초 그런 문화를 가졌던 영미권에서나 방법론이지 사실상 국내에서는 애자일 문화다. 문화를 바꾸는 것은 그만큼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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