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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국토대장정...

by 세균무기 2010. 8. 5.

12시가 넘은 새벽, SBS 나이트라인에서 '젊은 그대! 길에서 내일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박카스 국토대장정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방송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대학과 연령, 그리고 사연을 가진 대학생들이 경남 울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약 460km에 이르는 거리를 도보로 걷는 여정을 보면서 5년전 이맘 때즘 제가 참가했던 평화대장정이 떠오릅니다.
컴퓨터 하드가 깨지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대장정을 하면서 찍었던 많은 사진들이 사라져 그 추억을 다시 꺼내보기 힘들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곰삭은 미니홈피에 몇 장의 사진이 남아있더군요. ㅠㅠ 간만에 싸이가 이쁜 짓을... ㅋ

제가 5년 전 참가했던 대장정은 경기도에서 주최한 '세계평화축전'의 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2005 대학생 평화대장정'이였습니다.


국토대장정마다 그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는데 유독 평화대장정이 큰 의미가 있었던 것은 분단 이래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지나 금강산까지 도보로 500여명의 대학생이 걸어갔던 남한과 북한을 잇는 국토대장정이었기 때문입니다.
MB정권 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ㅠㅠ

2005년 8월 1일부터 8월 14일까지 금강산 및 강원도 고성에서 경기도 임진각 평화누리간 360km 구간을 대학생들이 도보로 걸으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대장정이였으니 평생 기억에 남을 수 밖에요.
게다가 G.O.P 철책선에서 소총을 들고 군생활을 했던 제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녘땅을 밟다니...

북한의 도로를 따라 금강산까지 도보로 걸으면서 본 북한의 농촌은 매우 한가롭고 고즈넉한 풍경으로 우리의 70년 대 농촌의 풍경과 같았습니다.
다만 높은 바위산의 넓직한 바위마다 주체사상과 관련된 붉은색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보면서 제가 북한땅을 걷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남한 관광객 버스가 지나다니는 도로 양 옆(저희가 걸어갔던 도로)으로는 철조망이 길을 따라 쭉 세워져 있고 중간 중간 북한군이 서 있었는데 철조망 사이로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과 우리의 눈빛은 경계심보다는 동경과 안타까움이였습니다.
하루 빨리 남북한이 화해를 하고 예전과 같이 자유롭게 넘다들며 통일의 물꼬를 텄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관련기사 :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담은 국토 대장정


8월의 뜨거운 햇살과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찜통 속에서 행군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혔습니다. 때문에 행군 중 한 학교에서의 잠깐의 휴식은 점심을 포기할 가치가 있을 정도로 꿀맛 같았습니다. 사람이 힘들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휴식시간~ 남녀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다 체면과 격식을 벗어던지고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장정 대원들 사진입니다.



5년 전 대학 4학년이라는 힘든 현실 속에서 나를 극한까지 테스트해보고자 떠났던 대장정에서 만난 20명의 소중한 인연들...
뜨거운 햇살과 더위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명의 낙오도 없이 대장정을 마친 20명의 자원봉사단 C조.

- 자원봉사단 C조 조장으로서 고생이 많았던 소심한 카리스마 성욱이 형 
- 믿음직스럽고 과묵한 카리스마를 지닌 저주클럽 회장 세욱이 형 ㅋㅋ 모 나이탓이죠... ^^
- 북한 기예단 출신(?)으로 믿기지 않는 사실이지만 의외로 여자 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인민군 강락이
- 어디로 갔는지 맨날 마실만 나가서 안 들어온 골초 은태. 여친 만나러 간게 마실 간거냐?!?! ㅡ.,ㅡ;;
- 여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해서 얄미웠지만 이뻐하지 않을 수 없는 왕자 태원이
- 들이댐의 미학으로 나를 제치고 worst of best가 된 만성 무기력증의 지훈이
- 쓸림으로 쩔뚝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죽어도 전장에서 죽겠다던 장비 형호
- 나대파에서 C조로와 환골탈퇴한 항상 미소짓는 멋쟁이 동현이
- 1도 텐트의 막내로 나에게 입술 마져 빼앗긴 과묵하지만 믿음직한 혜훈이
- 불평 한마디도 없이 항상 나서서 묵묵히 할일을 다 하는 성윤이
-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충격발언을 하며 저주클럽에 동승한 준환이 ^^;;
- 맨날 여울이만 맛사지를 해 줘 의심이 가던 울 C조의 작업병이자 의무병인 소심한 혁진이

- 오빠의 하드트레이닝에 귀마저 멀었던, 하지만 내 욕에 필 꼿힌 정준하 수은이
- 미숙공주, 미~~숙~~~아~~~,금강산 반달미숙, 미숙포바 등 수많은 유행어 속에 태어난 절대 강자 미숙이
- 우리들의 영원한 마님이자 의외로 섬세한 여성미를 발산하던 지영마님
-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미스테리인 혁진이에게 사심이 있었을 것만 같은 귀여운 여울이
- 독하디 독한 것이 어울리지도 않은 이상한 사투리를 창조해 쓰던 새우깡 혜정이
- 엉뚱하고 유쾌 발랄해 한마디로 정의가 불가능한 뻣뻣한 우리들의 사시나무 연아
-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밥도 먹지 않으면서 쓰러지지도 않고 아프다는 표현 자체를 거부하는 공주병형 좀비 정은이
-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줄로 표현하면 안 되는 유나 ㅋㅋ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이후에 국토대장정을 떠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과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쉽사리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국토대장정은 젊은이들의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대학생인데 국토대장정을 해 본 경험이 없으시다고요. 늦지 않았습니다.
당장이라도 배낭을 짊어지고 집과 도서관 밖으로 나가보세요.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세균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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