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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et

구글 vs 페이스북 사무실, 그리고 우리의 현실.

by 세균무기 2010. 2. 22.
구글(Google) 사무실 vs 페이스북(Facebook) 사무실!!
당신은 어떤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으세요?
누가 봐도 일하고 싶은 부러운 사무실, 우리는 왜 이런 사무실을 갖지 못하는걸까요??

샌프란시스코의 디자인그룹인 STUDIO O+A에서 설계한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페이스북의 본사!!
이전에는 미국의 전자부품 전문업체인 Agilent Techonologies가 위치했던 곳으로 페이스북의 새 본사가 이전하면서 7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이전시 STUDIO O+A 디자이너는 기존 전자부품 업체에서 사용하던 작업대와 장비들을 재사용하여 페이스북을 위한 사무실을 디자인하였으며 몇몇 부분은 미완성인채로 남겨두었는데 이는 사무실을 사용하는 직원들에 의해 직접 꾸며지고 채워짐으로써 계속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개별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여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였으며 페이스북을 사용하여 디자인을 투표로 결정하는 등 사무실을 디자인하는 모든 과정을 업데이트하여 모두가 이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알 수 있도록 공개하였다고 합니다.
디자인의 목표는 기존 건물의 다듬어지지 않은 아름다움과 역사들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젊은 직원들을 위해서 재미있고 다이나믹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였다고 하니 페이스북과 디자인회사의 직원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가치, 철학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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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사무실
 

일하면서 느낀 가장 큰 차이는 한국 대기업의 HR은 직원들을 관리하는 police의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드는 반면 실리콘밸리의 HR은 직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provider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한국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다음과 같은 경험을 종종했다.  회사에서 새로운 방침이 나온다.  예를 들어 다음주부터 모든 직원들은 8시까지 출근을 해야한다라는 방침이라고 하자.  그럼 그때부터 인사과에서 사람들이 8시전에 잘 오는지 관리를 하고 지각하는 직원들에게는 주의를 준다.  이렇게 인사팀이 policing하는 것은 군대문화가 깊게 배어있는 한국 조직 문화의 모습이기도 한 것 같다.  반면 실리콘밸리 회사의 HR팀이 이렇게 직원들을 policing하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고 주로 직원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provider의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다른 도시로 팀을 옮긴다면 그 과정을 도와주고, 직원들을 위해 새로운 편의시설을 만드는 등 내가 회사를 더 잘 다니기 위한 서비스를 고민하는 staff로의 역할에 충실하다.  물론 한국대기업의 인사팀이 이런 역할을 안 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지만 policing를 하는 곳에서 편의 제공을 같이 할 때와 존재의 목적이 편의 제공인 곳과는 당연히 일하는게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기서 일하다보면 HR팀은 나를 위해서 움직여주는 고마운 staff라고 느껴질때가 많고, 구글이야 워낙 복지로 유명한 곳이라서 사내 cafe들의 수준을 시작으로 셔틀 시스템이나 medical 혜택에서 사내 dry cleaning이나 GYM시설까지 여러가지로 신경을 쓴 흔적이 많다.  
- 구글러이신 김현유님의 hyunyu's Blog 중 '문화 차이 블로그 4편 : HR시스템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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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사무실

 
개인적으로 구글과 페이스북의 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세계를 지배하는 데에는 회사의 철학과 사무실의 환경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톰 디마르코와 티모시 리스터가 공저한 '피플웨어'의 2부 '사무실 환경'편을 보면 사무실 환경이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설비를 담당하는 부서의 노력과 인식 부족 등으로, 그리고 그런 환경을 말 한마디 못하고 조용히 감내하고 있는 직원들로 인해 비생산적인 작업 환경이 그대도 유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울려대는 전화와 수다를 떨러 오는 동료, 이런 저런 서류를 작성해 달라는 총무팀과 인사팀의 아우성 등에 시달리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가 버립니다. 어떤 날에는 실제로 업무를 처리하는데 일 분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근무시간에 일을 하기보다는 직원들이 퇴근한 저녁시간에 야근을 감수하면서까지 일을 해야 하는 지식노동자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언제쯤 근무시간에 집중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해낼 수 있을까요?!?!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설계한 기존의 닭장 같은 획일적인 파티션으로 구분한 사무실에서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지식노동자들에게 사무실 환경 개선은 생산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도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문제는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에게 중요합니다. 이직사유 중에 '근무 환경'이 꼽히는 것을 보면 능력있는 인재들이 더 나은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곳에 이끌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조용하고 넓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여 직원들이 일을 더 잘하게 만들고 능력있는 인재들을 끌어 모아 회사에 남게하기 위해서라도 중요합니다. 때문에 업무 환경에 대해서 태만하게 생각하고 대처하는 인사팀과 총무팀이라면 자르는게 오히려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인재들을 잡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낮에 집중하여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 업무 효율성이 좋지 못한 저녁시간에 야근을 한다는 것은 직원들에게도 회사에게도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야근 수당을 지급하는 비용적인 문제부터 야근을 하면서 효율적으로 일은 하지 않고 시간만 때우는 사람이 열심히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풍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늘도 열심히 프로젝트를 위해서 야근하는 기획자와 개발자분들의 수고를 격하시키고자 하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도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수도 없이 겪었으니 오해하지 마시길...^^;;)
이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그대도 유지할 것인가는 다시 한번 재고해 봐야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왜 최고의 웹서비스기업이 되었는지 궁금하신가요?!?! 왜 구글과 페이스북이 전 세계가 이용하는 놀랄만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는지 궁금하신가요?!?! 기획자와 개발자만 닥달하면 매우 창의적이고 놀랄만한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국내 웹서비스가 왜 이렇게까지 도태되고 변태적이고 기형적으로 성장했는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이유와 원인이 있지만 앞서 많은 포스팅에서 이야기를 했으니 별론으로 하고 지식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위 구글과 페이스북의 사무실을 보면서 그리고 그들의 직원에 대한 배려와 철학을 보면서 다시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왜 우리는 저런 사무실만 보고 부러워만 해야하는지... ㅠㅠ
(모난 돌이 정 맞는 한국 사회에서 제가 잘리려나요..ㅡ.,ㅡ;;)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세균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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