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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et

인터넷 또 하나의 도전, 온라인 필터버블과 장벽!

by 세균무기 2012. 11. 3.

2000년대 중후반, Web 2.0의 물결이 온라인을 휩쓸면서 개방과 공유, 참여의 가치를 내세운 많은 웹서비스(주로 커뮤니티, 게시판, 블로그 관련 서비스)들이 참여와 공유를 상징한다는 UP과 DOWN 버튼을 적용하며 컨텐츠 큐레이션의 권한을 사용자들에게 조금씩 넘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2000년 후반을 거쳐 지금까지 등장한 수많은 SNS(트위터, 페이스북 등)들은 소통의 가치를 내세우며 관계 형성부터 구독 여부, 컨텐츠 공유 등 많은 권한을 사용자에게 이양했다. 표현 그대로 사용자는 컨텐츠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로서 플랫폼을 맞이했고 그 플랫폼 위에서 컨텐츠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SNS를 맞이하며 Web 2.0의 개방과 공유, 참여의 가치를 넘어 소통의 시대가 왔다고 이야기를 한다. 웹/모바일 기획자들에게 SNS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주저하지 않고 '소통'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데 한 기획자로서 인터넷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는 포털 서비스와 SNS는 감히 실패했다고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 우리가 그렇게 믿고 따랐던 포털과 SNS가 이야기하던, 나아가 인터넷이 추구하던 가치인 개방과 공유, 참여, 소통이 이들 서비스로 훼손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필터버블(Filter Bubbles)



마우스 오버를 통해 우측 하단에서 'Languages > Korea'를 선택하면 한국어 자막을 볼 수 있다.


이 동영상은 오래전 TED에서 '엘리 파리저'가 '필터버블(Filter Bubbles)'이라는 인터넷 포털의 개인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영상이다. 

정보의 개방과 공유의 가치를 내건 인터넷에서 권력의 유지와 집권에 방해가 되는 정보를 필터링하고 권력에 반대하는 사람을 색출하기 위해 인터넷 패킷을 감청하며 포털 사이트에 개인정보를 요청하는 것은 더 이상 놀랍지도, 또 새롭지도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큰 문제라고 의식하고 견제하고자 노력한다.


- 관련 블로깅 : 2012/10/19 - [Tech] - 법원, 포털에 책임을 묻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포털 사이트가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제공한다는 '개인화' 기능이 더 큰 사회적 문제, 즉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사용자가 관심있어할 만한 정보를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나, 구글 등의 포털 서비스들이 사용자의 링크, 쿠키, 입력한 데이터값, 위치 등 수많은 사용자의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해당 사용자가 관심있어할 만한 정보를 가공하여 제공하면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다양성을 잊고 가치 편향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개인화라는 명목으로 포털들이 제공하는 기능과 서비스들이 당신을 고립화하는 덫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장벽(Online Barriers)


SNS시대는 소통을 강조하고 더 많은 권한을 사용자에게 부여했지만 역설적으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사용하다 보면 자신과 정치적인 견해와 인식이 다르다고 팔로잉을 하지 않거나 스팸신고, 블럭 등을 통해 상대방의 계정을 정지시킨다. 어느 순간 친구목록에는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만 남게되고 성향이 맞는 사람들의 의견만 듣다보니 다양성은 상실하고 오히려 더욱 더 편향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소통을 한다고 이야기하며 사용하는 SNS에서 오히려 자신만의 온라인 장벽을 쌓고 있는 것이다. 타임라인과 뉴스피드에는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글들로 넘쳐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상은 자신과 비슷한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대다수라며 마음에 위안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온세상과 연결할 수 있는 인터넷 상에서 장벽을 세우고 고립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기획자들이 외국의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오늘도 여러 사이트를 뒤적거리고 있다. 그런데 정말 우리가 필요한 건 우리가 믿고 따랐던 가치와 철학을 잘 살릴 수 있는 서비스를 소통은 강조하나 소통이 되지 않는 불통의 사회, 한국에서 기획하고 서비스해서 글로벌로 진출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제 2의 싸이월드가 나오기 위해서라도...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세균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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