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캄보디아] 웅장하고 경이로운 앙코르와트.

by 세균무기 2012. 5. 31.

태국 방콕에서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앙코르와트를 보기 위해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가는 길은 14시간에 걸쳐 육로로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베트남 호치민으로 가는 여정에 비하면 쉬운 길이었지만 새벽까지 자지 않고 있다 버스 안에서 토막잠을 자고 택시로 환승하며 7시간에 걸쳐 이동하였기에 쉬운 길이라곤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 방콕에서 앙코르와트를 보기 위해 캄보디아 씨엡림을 육로로 이동하는 배낭여행자들이 정말 많으며 또 앙코르와트를 보는 것은 그렇게 고생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태국 방콕에서 캄보디아 씨엠립을 가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첫번째는 카오산 로드에서 여행사를 통해 미니버스를 통해 이동하는 방법과 두번째 방콕 룸피니 공원에서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사이에 위치한 카지노를 왕래하는 카지노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우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배낭여행자들이 선호하는 후자의 방법으로 국경을 넘었다.


태국에서 캄보디아 국경 인접지역까지 가는 방법은 큰 문제가 없었는데 캄보디아 국경을 넘으면서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캄보디아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한데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비자를 발급 받던지 아니면 국경을 넘으면서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하지만 비자 발급시 증명사진이 필요한데 증명사진을 잊고 가져오지 못한 것이다. 후진국일수록 공무원의 권위주의 의식이 팽배하고 외국인을 상대로한 불법, 탈법적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는데 친구가 100바트(태국)를 요구하는 것을 100달러(미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잘못 듣고 나에게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며 못 넘어가겠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한참을 갈팡질팡하던 차에 함께 비자 절차를 밟던 외국인에게 물어봤는데 100바트이며 아무런 토를 달지 말고 그냥 순순히 시키는데로 따르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상당히 기분이 나빴지만 속내음을 감추고 수수료를 지급하고서야 통과를 할 수 있었다.


아시아 8개 국가를 10차례 이상 여행다니고 필리핀에서 1년 이상을 거주하면서 후진국 공무원들이 자국민과 외국인을 상대로 행하는 각종 불법적 작태를 보고 들으면서 항상 많은 불만과 분노를 느끼고 있었는데 공무원 친구와 함께 여행을 다니다보니 친구에게 불똥이 튀었다. 물론 한국의 공무원들이 상대적으로 청렴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하필 왜 너와 나, 단둘이 여행 중에 그런 상황을 겪고 평소 공무원 조직에 대해 불신임하는 나와 여행을 간 것이 너의 죄라면 죄라고 생각하는 편이 서로 간에 맘이 편하지 않을까 싶다.

 

외국인들을 처음 맞이하는 국경과 공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표정과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람에게 첫인상이 중요하듯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우리나라에 대한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할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매번 공항을 통과하다보면 입국심사를 담당하는 출입국사무소의 직원들의 표정을 눈여겨 살펴보게 된다. 무심한 표정과 태도, 무슨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는 냥. 게다가 내가 새벽에 공항을 통과하게 되는 날이면 그들의 얼굴을 보고 확 짜증이 몰려온다. 자신들이 하는 일이 서비스업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 같은 저들의 표정을 보면서 항상 여행을 시작하면서 좋지 않은 느낌으로 발걸음을 떼게 되는 것이다.


두 일본인 할아버지와 함께. 그런데 내 머리 어쩔... @.,@;;


국경을 통과 후 캄보디아에서 운영하는 무료버스를 타고 근처 버스/택시터미널로 이동하여 두 일본인 할아버지와 함께 택시비를 쉐어하여 국경에서 씨엠립으로 이동을 하였다. 두 일본인 할아버지는 62세, 60세의 형제로 오키나와에 거주하고 있으며 은퇴를 하고 석달 정도의 일정으로 특별한 계획없이 여행 중이며 태국에서는 두달을 머물고 이제 앙코르와트를 보기 위해 캄보디아로 발길을 돌렸다고 이야기해주셨다. 이것저것 먹을 것도 사주시고 자신의 연락처를 적어주며 오키나와에 꼭 놀러오라고 말씀하셔서 우리도 연락처를 드리며 한국에도 꼭 놀러오시라고 화답을 했는데 그 분들 생전에 꼭 다시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국가간에는 국가의 실리, 정치가들의 영달과 입장 등의 이유로 치열하게 싸우지만 이렇게 개인적이고 사적인 만남에서는 먹을 것도 사주고 서로 도와가는 모습을 보면서 국가, 정치인들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캄보디아에선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소소한 사기를 당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다양한 경험과 함께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해외 여행을 굳이 나누자면 휴양과 관광, 그리고 여행 세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휴양과 관광은 말 그대로 휴양지나 유적지를 중심으로 휴식을 취하거나 둘러보는 것으로 관광에는 사전 지식과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그리고 여행은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문화와 생각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된다. 우리에게 캄보디아는 관광과 여행이 목적이였는데 아쉽게도 충분한 사전 지식과 공부없이 가서 앙코르와트의 역사적 가치를 충분히 느끼고 인지할 수 없었다.

이틀간에 걸쳐 본 앙코르와트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명제를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튿날에는 가이드를 동반한 단체여행자들을 만나 졸졸졸 따라다니며 무임승차하여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지만 웅장하고 경이롭고 신비한 앙코르와트를 충분히 이해하고 느끼기엔 시간적, 지식적으로 많이 부족했다.

앙코르와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조금 여유로운 일정을 가지고 사전에 관련 역사를 꼭 읽어보신 다음 천천히 이동하며 책자와 비교하며 구경하시길 추천해드린다. 그럼 약 3일 정도의 일정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럼 9~15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웅장하고 경이로운 앙코르제국의 문명을 만나보시길...


앙코르와트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였으나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보존을 위해 각종 규제가 내려짐에 따라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캄보디아에서 세계 7대 불가사의에서 일부러 제외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아직도 과학적, 수학적,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한다. 



난 여행의 묘미는 현지인들과 만나 그들의 삶과 일상을 엿보고 이야기하며 문화와 생각을 접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13년 만에 외출이였던 친구는 현지인들을 경계하고 의심하고 불편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주려고 노력을 했다.


캄보디아에서도 툭툭 드라이버, Adam과 밥도 함께 먹고 술도 마시면서 친해져 그의 대나무집에 초대되어 가족들도 소개 받고 함께 술도 마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여러 캄보디아 친구들과 당구도 즐기며 술도 마시고. 친구에겐 생소하고 불편하고 어색한 경험이였겠지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친구에겐 우리와 다른 문화와 삶의 양식, 가치관을 가진 타 민족을 이해하고 한국사회에서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는 다문화가족과 혼혈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매번 이야기를 하지만 세계는 글로벌 세상(*경제적 글로벌화를 이야기하는 신자유주의를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닙니다.)이 되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우물안의 개구리'꼴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친구가 이번 여행을 통해 해외여행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었기를 바란다.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세균무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