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ternet

필리핀 웹개발자

by 세균무기 2011. 4. 27.

이전 직장에서 모시던 분이 현재 홍콩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의 임원으로 일하고 계시는데 필리핀에 개발팀을 두고 운영하는 것을 고려하고 계신다고 하셔서 필리핀에서 웹기획자로 근무하고 있는 제가 필리피노 개발자와 관련해서 느낀 점을 정리해 페이스북으로 공유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왕 정리한 것 내용을 보강하여 블로그로도 공유해드리니 혹시나 필리핀의 저렴한 개발 인력을 활용하고 싶어하시는 분이 계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제가 필리핀에서 웹기획자로 근무한지 이제 석달이 조금 넘은데다가 한국에서처럼 여러 회사를 두루 다닌 것이 아닌 단지 한 회사의 소수 개발자만을 지켜봤기 때문에 매우 지엽적인 사고와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니 단순히 참고만 하시기 부탁드립니다.


장점


1. 저렴한 인건비 대비 뛰어난 개발스킬

한국 개발자와 비교해 볼 때 인건비가 1/3 ~ 1/5수준으로 초급 개발자의 경우 최소 임금이 약 12,000php (한화 약 31만원 수준/월)에서 고급 개발자의 경우 약 40,000php (한화 약 100만원 수준/월)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저렴합니다. 한국에서 고급 개발자 1명을 채용할 경우 투입되는 인건비(복리후생비, 급여 등을 모두 고려할 때)로 약 6~8명 정도의 필리피노 개발자를 고용하여 운영할 수 있으니 비용 대비 매우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렴한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개발스킬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한 개발자가 커버리지(Front-end, DB, Algorithm까지 커버 가능한 경우도 많음) 가능한 스킬도 다양하며 한국 개발자의 경우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해 외국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최신 기술 습득이나 최신 Open API, 예컨데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API 활용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데 반해 필리피노들의 경우 영어권 국가이다보니 기술습득 및 활용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금방 스킬을 읽혀 적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양한 Open API를 매쉬업해야 하는 최근 웹트렌드에 비추어 볼 때 한국 개발자보다는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비용 대비 경쟁력은 뭐 말할 것도 없겠지요.

2. 영어 능력

국내 개발자들이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한데 반해 동아시아권에서 이 정도 인건비에 영어하면서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필리핀 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영어 좀 한다면 개발자 인건비 상당히 높습니다. SNS를 개발하건 어떤 웹사이트를 개발하건 앞으로 영어 지원은 필수입니다. 애초에 영어 서비스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영어 잘 못하는 개발자 붙여서 개발하는 것보다는 영어 사용이 가능한 개발자를 붙여서 개발하는 것이 리소스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단점


1. 게으르고 책임감이 부족한 필리피노

한 민족을 천편일률적으로 싸잡아 게으르고 책임감이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 잘 알지만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필리핀에서 일하면서 필리피노들한테 가장 많이 실망하고 매니저로서 힘들었던 부분이 이 점이기 때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제 팀원들은 대체적으로 한국인 매니저들과 오랜시간 동안 함께 일해왔기 때문에 한국 개발자들과 별반 다를 것 없이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일찍 출근해서 밤 늦게까지 야근하며 일하지만 대다수의 필리피노들은 대체적으로 정말 게으르고 책임감이 없으며 약속 지키는 꼴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하물며 3개월 동안 약속시간을 지키는 필리피노 친구를 한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몇 차례에 걸쳐 약속을 꾸준히 지키는 동료나 친구를 만나게 되면 3,000php를 준다고 공약을 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만난 적이 없습니다. ㅡ.,ㅡ;;

또한 외국계 회사의 경우 초과근무수당을 철저하게 지급해야 하다보니 근무시간에 타이트하게 집중해서 일하기 보다는 페이스북이나 하면서 설렁설렁 일하며 초과근무수당을 챙기는 동료들도 자주 볼 수 있고 때로는 늦은 출근과 칼퇴근을 일삼으면서 투잡을 하거나 자기 인생을 즐기는 동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책임감이 부족하다보니 일정을 엄수하는 경우도 드물고 대충 지시해서 깔끔하게 일처리하는 경우도 드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회사의 매니징 시스템과 매니저들의 매니징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필리핀 조직문화와 매니징 시스템이 아닌 외국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문화와 매니징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문화적 장벽에 따른 필리피노와 외국인 매니저간에 애로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2. 문화적 차이

물론 한 나라에서도 지역에 따라 문화적 차이가 발생하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얼마나 많은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겠습니까?!?! 때문에 여러 문화적 차이로 인해 가끔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다툼이 발생하거나 적응을 못하고 결국 퇴사 또는 철수를 하게 되는데 다른 나라에 회사를 설립했다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여러 문화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사내에서 제가 처음 적응하기 힘들었던 문화적인 차이는 한국인들의 대부분이 조직과 가정 사이에서 조절을 잘 하지 못해 워커홀릭으로 비추어진다면 필리피노들은 지나치게 가정에 치우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가정과 일 사이에서 조화롭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또 가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가족의 대소사나 이런저런 가정사를 이유로 (실제로 핑계인 경우가 대부분일거라 추측하고 있지만) 결근하거나 지각 또는 빨리 퇴근하는 경우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빈번합니다.
처음에는 가정의 애경사나 중요한 일이 있다면 당연히 결근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 너무 잦은 빈도로 조직원들이 결근을 하니 조직 전체가 흐뜨러기지 쉽상이라서 이런 부분에 대한 관리가 참 어렵더군요.

3. 불안정한 인프라와 적은 인력풀

필리핀에서 일하다보면 느린 인터넷 속도와 정전 때문에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인프라는 안정적이고 뛰어난 국내나 타국의 인프라를 이용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인건비도 싸고 인력도 많다고 하지만 막상 구인을 해보면 그렇게 웹개발자 인력풀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아마도 저학력 저임금 인력풀이 좋은 편이지 중,고급 개발자 인력풀은 상대적으로 매우 빈약한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폰,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고 국내외를 이곳 저곳 알아봤는데 국내는 이미 개발단가에 거품이 잔뜩 끼어있는 상태이고 필리핀은 아직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모바일 개발 인력 수급하기가 정말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렵더군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내에 외주를 맡겼습니다. ㅡ.,ㅡ;;
실질적으로 인력풀이 썩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웹개발자, 모바일 개발자 찾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구인하기 쉽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마찬가지죠. ㅠㅠ

즉 비즈니스 차원에서 개발인력을 필리핀에 상주시키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적이나 매니징과 조직문화를 구축하는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며 매니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부분에 자신이 없다면 그냥 관리하기 편한 한국에 개발팀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물론 제가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영어권 국가를 대상으로 창업할 것이기 때문에 저렴한 인건비와 개발스킬, 그리고 영어 실력 때문에 필리핀에 개발팀을 상주시키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고려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자본이나 투자금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 디자인 인력과 마케팅 인력 정도를 두고 개발부서나 CS 인력은 필리핀에 두면 좋을 듯 합니다.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세균무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