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를 보고 있자면 모바일 시장이 카피캣 천국이 되어 버린 것 같다.
IT서비스에서 카피캣 논란이 하루이틀 문제는 아니였지만 요즘 모바일 시장을 보고 있으면 매우 당당하게 카피하고 그 성공을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양심은 쓰레기통에 쳐박아 놓고 오로지 성공만 하면 그만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가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누구도 성역인냥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 (하긴 이 시점에서 거론하는 것이 몰매맞을 일인지도 모르겠다.)
한국 사회가 과정보단 결과로 평가하고, 성공하면 모든 잘못이 용서된다는 인식이 팽배해서 그런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모바일 시장에선 과정보단 결과가, 성공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혀가고 있는 것 같다.
최근 국민게임이 되어버린 애니팡, 보석팡 등의 팡류 게임도 역시나 외국 서비스의 카피캣 서비스이다. 해외에서 유명한 비쥬얼드 블리츠와 다이아몬드 대쉬 등을 국내 상황에 맞게 잘 버무려 시기 적절히 카카오톡 플랫폼에 탑승하여 성공한 게임인데 대다수 언론도, 블로거들도 이를 지적하는 이가 적다. 아니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게다가 외국 서비스를 카피하고 그것을 국내에서 수차례 재카피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모바일 시장에선 그냥 이름만 바꿔 올려도 용서될 것 같은 분위기이다.
내가 내일 애니팡을 그대로 카피해서 카툰팡으로 올려놓는다면 과연 애니팡을 개발한 썬데이토즈와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다음은 애니팡(좌)과 다이아몬드 대쉬(우)의 스크린 캡쳐를 비교해 놓은 것이다.
전체적인 UI는 '다이아몬드 대쉬'와 유사하나 게임성은 국내에서도 먼저 알려져 수많은 매니아층을 두고 있는 '비쥬얼드 블리츠'와 동일하다.
혹자는 애니팡이 타 팡류 게임과는 달리 카카오톡 플랫폼에 시기적절하게 올라탔고 하트 시스템 등 여러 차별적인 요소를 적용했기 때문에 크게 성공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다이아몬드 대쉬는 이미 앞서 페이스북 플랫폼에 올라탔었고 하트 시스템을 적용했다. 즉 SNG로서의 공식은 동일하다. 게다가 UI를 보고 있자면 그냥 서로 페이지 디자인 바꿔도 문제 없을 것 같다.
다행히 애니팡이 조금 저렴하다. 그대로 카피했다면 우린 토파즈 10개를 2천원에 구매했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부분은 썬데이토즈에 감사해야할 것 같다. ^^
그래도 우수한 IT인프라 덕분에 디자인은 항상 우월하다. 물론 그러다보니 부작용도 심하지만.
물론 카피만으론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대동소이한 카피캣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성공한 서비스는 고작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그래서 성공을 부정하거나 깍아 내리고 싶진 않다.
하지만 나 또한 기획자로서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창작자의 노고와 권리는 배려해줘야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언론과 블로거들은 성공스토리에만 집착하지 않고 그 이면의 그들의 성공이 있기까지의 과정에도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그게 창작자들을 조금이나마 배려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모바일 게임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는 애니팡이 앞으로도 더욱 더 크게 성장하길 바란다. ^^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썬데이 토즈의 외국 진출을 거론하던데 애니팡을 가지고 외국으로 진출하긴 어려울 듯 싶다. 애니팡의 성공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력으로 한국적이고 창의적인 재미있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주길 기대해본다.
+ 덧 : 역시나 국민앱 애니팡을 예로 들었더니 해당 글의 반응이 뜨겁더군요. ㅠㅠ 애니팡을 욕하고자 블로깅을 한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현재도 앱스토어에 수많은 카피앱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어찌 애니팡만을 욕하겠습니까? 저는 모바일 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 시장에서 창작자를 배려하는 문화를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블로깅을 한 것이니 오해없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전 애니팡이 국민앱으로서 오래오래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기사화]
- [단독] 국민게임 '애니팡' 표절논란 휩싸여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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