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1 상처 vs. 상처 하루는 염색을 하기 위해 미용실에 들렀다. 미용사는 머리에 수북하게 내려않은 새하얀 눈을 쓸어내리기 위해 수많은 비질이 아닌 빗질을 해댔다. 염색약을 바르고 우두커니 앉아있는데 문득 손가락이 욱신거려 쳐다보니 상처가 났더라. 자세히 손과 팔을 이곳저곳 살펴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여러 상처가 생긴 걸 보고 어렸을 때는 상처 하나에도 울고불고, 연고도 바르고 그랬는데 이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나 자신을 바라본다. 오래전 아버지께서 다리에 큰 상처가 났는데 연고조차 바르지 않았는지 덧나 검붉은 딱지가 내려앉았다. 여동생이 연고 좀 바르시라며 걱정을 하니 무덤덤하게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왜 그러실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젠 내가 아버지를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이.. 2017. 8.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