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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리워드 앱으로 창업하기?

by 세균무기 2017. 8. 2.

광고솔루션 기반의 리워드 앱으로 창업 후 실패한 경험 때문인지 언젠가부터 리워드 앱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창업자분들이 이런저런 문의를 해오거나 종종 찾아오곤 한다.

성공한 경험은 없고 매번 실패한 경험 밖에 없는 기획자다 보니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어렵사리 발걸음을 했을 테니 나와 같은 실패는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실패를 통해 배운 것을 하나라도 더 공유하고자 노력하는데 그분들께 매번 반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글로 정리해 본다.
리워드 앱을 아이템으로 창업을 희망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첫째, 사용자와 광고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리워드 앱의 특성상 사용자와 광고주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데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되는 양쪽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시장에 기 출시된 리워드 앱의 문제점과 한계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는 기존 리워드 앱의 이런저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여러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 또한 그랬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보면 사용자와 광고주 그 어느 한쪽도 잡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고 굳이 왜 이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도 부족하다.
보통 리워드 앱으로 가장 성공한 모델로 락스크린에 광고를 띄운 '캐시슬라이드'를 언급하는데 캐시슬라이드는 다음과 같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잘 나가는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 사용자 입장 :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꼭 해야만 하는 행동인 '잠금해제'라는 액션에 금전적 보상을 부여하였다.
- 광고주 입장 :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에 효과적으로 광고를 하고 싶어 하는 광고주에게 스마트폰의 첫 화면을 제공한 퍼스트무버였다.
앱 내 배너 광고가 사용자에게 노출되기 위해서는 잠금해제를 하고 해당 앱을 실행한 다음 광고슬롯이 있는 페이지까지 도달해야 하는데 반해 캐시슬라이드는 스마트폰의 첫 화면에 광고를 노출시킴으로써 기존 모바일 광고에 비해 높은 도달률, 즉 광고 효과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리워드 앱은 앱을 설치하고 푸시를 통해 앱을 실행한 다음 여러 번거롭고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와 과정을 거쳐 캠페인에 참여를 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리워드 앱이라고 다 같은 리워드 앱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한 달에 한 개 앱도 설치를 하지 않는 시대에,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앱이 고작 10개도 안 되는 시대에 이런 리워드 앱을 기꺼이 설치하고 실행한 다음 캠페인에 참여해 줄 사용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리워드 앱으로 창업을 희망한다면, 냉정하게 자문해보길 바란다.
정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아이템인지.
그렇지 않다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변경하거나 최소한 꼬아야 한다.


둘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실탄이 필요하다.

당신의 아이디어가 사용자와 광고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리워드 앱 아이템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광고주 영업을 위해 필요한 사용자수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충당할 자본력과 인맥 등의 리소스가 있는지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누구나 인정할 만한 아이디어라고 할지라도 초기 사용자수가 없다면 광고주나 대행사, 미디어렙사를 찾아다니며 소개서를 전달해도 검토는 커녕 책상 한편에 수북히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지 그도 아니면 쓰레기통에 처박힐 것이 뻔하다.
요새는 대다수 앱들이 MAU, DAU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10만 이상만 돼도 영업대행계약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갓 오픈한 리워드 앱이 이 정도 유저풀을 확보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사용자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제공해야 하는데 광고주 영업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캠페인을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기자본을 태워야 할까? 
게다가 신규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케팅 비용은 또 얼마나 들까?
이 시간과 비용을 보수적으로 계산해 대략적으로 필요한 자본금을 확보해야 한다.
자본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투자를 유치하거나 캠페인을 꾸준히 공급받을 수 있는 인맥이라도 있어야 한다.

이 기간을 어떻게 버틸지 냉정하게 검토해보길 바란다. 

실제 쏘지는 않더라도 토끼를 잡는데 미사일을 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셋째, 함께 토끼를 몰며 온 산을 뛰어다닐 동료들이 필요하다.

리워드 앱은 서비스다. 서비스는 끊임없이 개선되고 진화해야 하는 유기체이면서 동시에 수많은 경쟁자들과 끊임없이 경쟁을 해야 하는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 엄청난 노동강도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감정기복을 극복하며 흔들림 없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동료들이 필요한데 팀 세팅이 되지 않았거나 외주를 통해 개발을 진행한다고 하는 창업자분들이 의외로 많다.
게다가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나 경력이 전혀 없는 분이 동료도 없이 외주 개발을 통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있다고 하면 정말 창업을 뜯어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이런 동료 말고...


제아무리 아이템이 좋고 충분한 자본력을 확보하였다 할지라도 함께 할 동료가 없다면 동료부터 구하고 창업을 시작하길 바란다. 

좋은 아이템과 충분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팀원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팀을 세팅하지 못했다면 아이템이 좋지 않거나 충분한 자본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타트업은 팀이, 동료가 전부다. 아이템은 시장의 환경과 내부 사정 등에 따라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며 좋은 동료가 함께 한다면 아이디어는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져 결국 좋은 서비스로 완성될 것이다.


여담이지만 가끔 실패를 경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창업을 할 거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그 질문에 난 창업을 하겠지만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창업을 하고 싶다고 답변하곤 한다. 

수많은 서비스들이 실험되고 또 수많은 성공한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외국에 비해 국내 시장과 서비스는 정체되어 있으며 사용자들도 새로운 서비스와 앱을 다운 받고 사용하는데 피로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경험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거나 기존 시장의 패러다임을 깰 정도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국내에서 창업을 한다는 건 너무 큰 모험이 아닐까 싶다.
이런 시장에서 비슷비슷한 리워드 앱이라니면...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분들과 창업 전선에서 생존과 성공 사이를 오가며 치열하게 전투를 치르고 있는 창업자분들과 팀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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