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베트남] 사이공강과 맨홀 테러

by 세균무기 2010. 10. 1.

9월 20일 월요일, 근무 때문에 일요일 저녁 친구를 보내고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혼자 아침을 맞이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하루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일단 호텔 조식이나 먹으면서 생각해야지!'라는 마음으로 9층에 자리한 식당에 올라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호텔 조식 뷔페를 제공하는 식당에서 내려다 보이는 사이공강

날씨가 화창해 창가 옆에 앉아 쏟아지는 태양빛을 받으며 한가로이 식사를 했습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 뷔페는 솔직히 형편 없었지만 창 밖으로 보이는 사이공강을 바라보며 마시는 베트남 커피 한잔은 참 맛있더군요. 베트남이 커피 산지이다보니 참 맛있습니다. ^^b
아침에는 사이공강을 가까이 가서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식사 후 주섬주섬 짐을 챙겨 호텔을 나섰습니다.

친구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편안히 앉아서 이동했던 주말까진 몰랐는데 막상 걸어서 다닐려니 베트남 정말 더운 열대지방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ㅡ.,ㅡ;; 


호텔에서 1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사이공강.
멀리서 보던 것과는 달리 흙탕물에 부유물이 둥둥 떠다닐 정도로 더럽습니다. ㅡ.,ㅡ;;


사이공강을 둘러보고 근처에 사이공동물원과 역사박물관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 그리로 천천히 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도를 보며 걷다가 엄청난 테러를 경험하게 됩니다. ㅠㅠ 해외에서 이런 테러를 경험하게 될 줄이야!!

지도를 보면서 걷고 있는데 갑자기 땅이 푹 꺼집니다. 어~ 어~ 어어~ 풍덩~ 으아아아악~
네모난 맨홀에 뚜껑을 닫아놓지 않아 지도를 보면서 걷다가 그 맨홀에 풍덩~하고 빠진 것입니다. ㅠㅠ
다행스럽게도 양팔을 벌려 완전 빠지지는 않았지만 하반신이 상상도 못할, 상상하기도 싫은 악취가 나는 구정물에 빠져버렸습니다.
허겁지겁 밖으로 기어나와 보니 다행스럽게도 다리를 시멘트에 긁힌 것을 제외하곤 큰 상처는 없더군요.
불행 중 다행이라는... ㅠㅠ
호텔에서 10여분 정도 떨어진 지점인지라 호텔까지 악취를 심하게 풍기며 걸어갔습니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샤워실에 들어가 탈복을 하고 환복한 다음 호텔 세탁소에 모두 맡겼습니다.
베트남에서 혼자 여행하는 첫날부터 생각치도 못한 황당한 테러를 경험하게 되다니... ㄷㄷㄷ
(며칠 후에 겪게되는 오토바이 사고와 함께 평생 잊지 못할 베트남에서의 황당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테러로 인한 공황상태에 빠져 1시간 정도 심리적, 정신적 안정을 취한 후 다시 호텔을 나섰습니다.

호텔에서 20여분 정도를 다시 걸어 사이공동물원에 도착합니다.


   
동물원에서 쥐를 키우고 있는 것인가?!?! ㅡ.,ㅡ;;


동물원을 구경하다가 잠시 자리에 앉아 가이드를 해주기로 한 my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사이공 동물원에 있으니 여기로 와달라고... 
(참고로 베트남 사람들은 낮에는 뜨거운 햇볕 때문에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더군요. 꼭 오후 4시 경에 만나자고 하니 오전에는 별수 없이 저 혼자 돌아다니는 수 밖에...ㅡ.,ㅡ;;)

1시간 정도 지난 후 my가 사이공 동물원에 도착하였습니다.
동물원과 역사박물관을 함께 구경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날씨가 꾸물꾸물해지면서 천둥, 번개가 칩니다.
베트남은 하루에 1~2시간씩 갑작스럽게 소나기(스콜)가 내립니다. 때문에 동물원 근처에 위치한 백화점으로 급히 피신을 하였습니다. 제가 영어가 짧은 관계로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어 서먹서먹했는데 다행스럽게도 my와 함께 백화점 내에 있는 볼링장에서 볼링도 치고 오락실에서 함께 게임을 하면서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아~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세요. 가이드와 여행자의 관계일 뿐... @.,@;;

그리고 저녁에 my의 도움을 받아 호치민 여행자 거리에 들려 제가 꼭 가고 싶다는 메콩 델타 투어를 예약하였습니다.
한국어 가이드가 동행하는 투어로 가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가격 차이가 상당한데다가 다음 날에는 한국어 가이드가 동행하는 투어가 없다고 하더군요. ㅡ.,ㅡ;;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일은 영어 가이드와 함께 하는 메콩 델타 투어를 가게 됩니다. ㅋ

P.S.: 여행기가 너무 재미없게 늘어진다는 의견이 접수되어 2편 정도로 나눠 빠르게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빨리 여행기 정리하고 쓰고 싶은 IT관련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ㅠㅠ

P.S.: 승영 대리님 외전은 책으로 출간할테니 돈 주고 사서 보세요. ㅎㅎ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세균무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