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회고
남들도 다 하는 2020년 회고를 한 블로거로서 그냥 지나치기 그래서 원노트를 켰다 껐다를 수차례 반복했다. 9월 8일 이후로 발행한 글이 없으니 무려 4개월 만에 글을 쓰는 것이라서 그런지 글쓰기가 너무 힘들었다. 글쓰기는 역시나 습관이다!
2020년의 시작은 1월에 좋은 조건으로 한 회사에 스카웃이 되어 기대되는 2020년을 보내는가 싶었는데 코로나19의 발생과 6월 말 갑작스러운 팀 해체 소식과 함께 전원 해고 통보가 되며 꽤나 힘들고 무기력한 2, 3분기를 보냈다. 그렇게 낮아지는 자존감과 무기력함을 극복하기 위해 4분기는 발버둥을 쳤다.
전화위복이라고 결국 웃으면서 2020년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러모로 다시는 경험하지 않고 싶은 한 해였다.
직장
2020년 1월, 오프라인 출판 교재 회사의 DT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신규사업부서에 스카웃되어 DT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13개 회사를 다니며 기획한 서비스를 오픈하지 못한 경험은 한 번도 없었는데 오픈을 코 앞에 두고 프로젝트가 접히는 경험을 하게 되며 코로나가 한참이던 6월 말 신규사업부서 전원이 사실상 해고됐다.
기획한 서비스가 오픈도 하지 못하는 경험도, 갑작스런 해고도 처음 경험했는데 생각보단 무덤덤했다.
물론 기분은...
그리고 왜 DT프로젝트가 어려운지 경험하며 아래 글을 작성했다.
수십 번의 이력서 제출과 면접(그렇다! 주변의 대다수 사람들이 내가 이직을 쉽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면접만도 두 자리 수로 봤을 정도로 노력하고 고생한다.) 끝에 11월 중순에 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입사를 했고 여전히 적응과 함께 기획자 부재로 발생했던 수많은 문제와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팀 내 상황이 이제까지 경험한 회사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힘든 상황인데 어떻게든 효율화 및 안정화, 체계화시키며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말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지만 묵묵히 진심을 다해 한 발짝씩 나아가다 보면 동료들도 진심을 알아주고 협조 및 따라와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묵묵히 그렇지만 심적으로는 엄청 쫓기며 큰 부담을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는 사내에 몇 명 없는 시니어로서, 서비스 기획에 관심 있는 동료들이 많은 것 같아 조금이나마 동료들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내 서비스 기획 스쿨을 오픈할 계획이다.
강의
회사에서 해고되며 코로나19로 인해 구인구직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을 것이라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마스크를 쓰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면접을 보러 다니고 싶지는 않아 3개월 정도 쉬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구직활동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평소 틈틈이 해오던 서비스 기획 강의와 레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4분기 동안 7명을 강의하고 13명을 1:1 레슨했다. 부족한 강의와 레슨을 들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강의와 레슨을 진행하며 예약이 수월하지 않아 여러 곳의 스터디룸을 전전했는데 옮겨 다니다 보니 수강생분들도 불편해하고 나도 최적화된 강의 환경에서 진행하지 못해 강의 효율이나 만족도가 떨어져 결국 10월 초에 오피스텔을 임대해 스터디룸을 오픈했다.
내 강의에 최적화된 세팅을 하고 강의를 진행하다 보니 여러모로 강의 효율이나 만족도가 높아진 데다 평일에는 강의실을 빌려주며 큰 돈은 아니지만 추가 수익도 발생하고 있다.
출판
두 군데 출판사와 출판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모두 진행이 멈췄다. 출판사들은 서비스 기획과 관련된 실무 중심의 서적을 출판하기를 원했는데 나는 서비스 기획 실무가 정답이 없는 데다 도메인에 따라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상이하며 기획이란 것이 응용 학문에 가까워 수많은 기초 학문의 이론을 끌어다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실무 지식 중심의 도서를 쓸 정도의 역량이 안 돼 블로그 내용을 중심으로 책이라는 포맷에 맞게 정렬 및 편집해서 출판을 하고 싶었으나 결국 그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강의 내용을 책으로 옮기자니 그 수많은 장표와 이미지, 그래프를 책으로 옮겨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는 못 했지만 내년에는 다시금 출판에 도전을 해볼 생각이다.
투자
올해는 유동성이 넘쳐 무엇을 해도 수익률이 좋은 한해였기 때문에 매년 목표수익률인 20%를 훌쩍 상회하는 40% 정도의 투자수익률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여행
부모님을 모시고 1회, 여동생과 함께 1회를 포함하여 매년 3회 이상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올해는 한 번도 해외를 나가지 못해 무기력하고 우울한 한 해였다.
쇼핑도 잘하지 않고 차도 없어 드라이브도 즐기지 않는 데다 마땅한 취미생활이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없어 쌓인 스트레스를 해외여행으로 풀곤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한 번도 나가지 못했다.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제주도와 남해, 강원도 등으로 국내여행을 다녀오긴 했는데 딱히 도움이 되진 못했던 것 같다.
내년에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풀려 해외여행을 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운동, 독서
운동이나 독서 등은 매년 목표치를 정해놓고는 있으나 운동은 숨쉬기 운동밖에 하지 못 했고 독서는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했다.
그나마 체중은 먹는 것에 큰 관심이나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다 보니 자주 끼니를 걸러 평균을 유지할 수 있었고 내 계정으로 산 리디북스 책 2권은 한권도 마무리를 하지 못했으며 친구와 공유하고 있는 리디셀렉트 계정으론 책 한 권 읽지 않았다. 계정비가 아까울 정도다.
반면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은 계정비가 너무 저렴할 정도로 많은 콘텐츠를 소비했다.
내년 코로나 확산이 잡히면 피트니스 클럽을 끊어 운동을 시작하고 매달 2권의 책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생각해보면 운동이나 독서와 같이 쉽고 평범한 목표가 중요도나 우선순위가 낮다고 생각해서 인지 달성하기 어려운 것 같다. 아무래도 적절한 보상 또는 페널티 정책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인 회고이자 바람, 다짐인데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남은 2020년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에는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올 한 해도 도움 주셨던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