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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3

그렇게 우린 추억을 잊는다. 수년째 사용해오던 한 물건이 너무 오래 사용해서 닳고 닳아 결국 수명을 달리하였다. 일전에 '역마살과 미니멀리즘'이란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극도로 미니멀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로선 그 물건을 고민 없이 버렸어야 했는데 그 물건에 너무 많은 소중한 추억들이 담겨있어 망설여졌다. 그 물건을 보면 당연히 잊었어야 할 기억인데 자연스레 떠올랐고 때론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물건을 보면서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런 물건이었기 때문에 버리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렇게 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심하다 결국 어렵사리 버렸다. 내심 버리면서도 망설였고 버리고 뒤돌아봤으며 버리고 후회했다.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고 꼭 필요 없다 생각되면 버리며 미니멀한 삶을 추구하는게 나의 삶과 인생에 대한 철학이기 때문이다. 그.. 2017. 5. 27.
나의 고향, 전주는 추억으로만 남다. 지난 주말을 맞아 한국에 장기출장을 나와있는 중국인 동료와 함께 오랜만에 고향인 전주를 찾았다.전주는 내가 태어나서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19년, 반평생을 살아온 곳이다.게다가 아직까지 전주 한옥마을에 19년을 살았던 한옥 한채가 요양병원에 계시는 할머니가 돌아오기만을 기약없이 기다리며 수북한 먼지와 함께 시간을 멈춘채 세간을 힘겹게 지켜오고 있는 나의 추억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때문에 북경에서 온 동료에게 전통과 맛의 고장인 전주를 자랑하며 꼭 한번 데려가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매번 이런저런 이유로 연기를 하다 이번에 무리하게 강행한 여행이었다.중국인 동료도 사전에 전주에 대해서 이것저것 검색을 해보고 지갑을 두둑하게 채워온 것을 보면 내심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본론부터.. 2016. 8. 8.
첫사랑의 가슴 아픈 기억, 건축학개론. 최근 첫사랑의 가슴 아픈 기억을 소재로 한 영화 '건축학개론'을 늦게나마 보게 되었다. 그러나 영화 '건축학개론'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내 사랑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있자니 가슴 속 깊이, 심연 속에 꾹꾹 짖누르고 있던, 아니 외면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던 기억의 파편들이 봇물처럼 수면으로 떠오르더니 급기야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작년에 건축학개론을 봤다면 이렇게까지 감정이입을 하진 못 했을테고 또 보면서 눈물을 왈칵 쏟지는 않았을텐데 현재 내 처지에서 보고 있자니 너무 감정이입을 하고만 것이다. 건축학개론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현재 싱글인 내가 많지도 적지도 않은 33살의 나이를 먹는 동안 첫사랑은 누구였고 이제까지 몇 번의 사랑을 했냐고.. 2012.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