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ning

페르소나 설정과 고객 여정 지도 작성

세균무기 2022. 8. 16. 19:00

사업계획은 왜 해야 할까?

스타트업에서 작성되는 사업계획 문서를 살펴보면, 기업의 미션과 비전을 설명하고 내부 현황이나 외부 환경을 분석한 자료가 첨부되며 핵심 사업 전략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세부 추진 및 재무 계획 등이 포함된다. 내가 주니어 기획자일 때는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도 않는데 오랜 시간 공들여 사업계획서를 왜 작성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단지 스타트업이 엔젤투자자나 VC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사업 제휴 등의 목적으로 작성하는 눈속임이나 자기기만을 위한 문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니어 기획자가 되고 창업을 하게 되면서 왜 사업계획서를 공들여 작성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언제나 사업계획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계획을 하는 이유는 사업계획이 사업 활동의 기준이 되고,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되지 않는 이유를 찾기 위함이다. 기획자가 A/B 테스트를 하는 것과 같이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어야만 비교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획자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상위 기획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획자의 상위 기획은 데스크 리서치, 유저 리서치 등의 시장조사 및 벤치마킹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목표 고객 선정 및 페르소나(Persona)를 도출하여 고객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 or Customer Journey Map)를 작성하는 등 시장 및 경쟁사, 사용자를 조사 및 분석하여 서비스의 목표 및 방향성을 설정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물론 이렇게 설정된 목표와 방향성은 고객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기 때문에 고객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한 제품인 최소 기능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개발하여 유저 테스트(UT, User Test)를 진행하며 시장 적합성(PMF, Product-Maket Fit)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대다수 서비스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UIUX를 잘못 설계했기 때문이 아니라 시장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왜곡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도출하여 PMF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간과 자본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부족한 리소스를 핑계 삼아 시장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수직적인 위계질서를 가진 대기업에서는 고객의 요구보다는 경영진이나 상사가 요구한 아이템이 진행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왜곡하여 사업계획서를 작성한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는데 과연 제품이 성공할 수 있을까?

 

기획자의 상위 기획 과정

 

페르소나(Persona) 설정

페르소나란 어떤 제품 혹은 서비스를 사용할 만한 목표 인구 집단 안에 있는 다양한 사용자 유형들을 대표하는 구체화된 가상의 인물을 이야기한다.


강의를 통해서 만나는 기획자들에게 페르소나를 어떻게 생성했냐고 물으면 대다수 기획자들이 페르소나를 제대로 생성해 본 경험이 없다. 페르소나가 타깃 유저들을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을 생성하는 것이라고 하니 가상의 인물에 집중한 나머지 내부 구성원들이 생각하거나 목표하는 타깃 유저층을 대표하는 유저를 정말 가상으로 생성하는 것에 그친다. 그렇게 서비스를 개발하고 막상 데이터를 살펴봤더니 실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과 페르소나가 크게 차이가 나고 잘못된 페르소나 설정으로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해 부랴부랴 전략과 서비스를 수정하거나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페르소나를 제대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공하고자 하는 제품에서 사용자의 특성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사용자 특질(Critical Characteristics)을 추출하고 이를 정량적으로 측정 및 평가할 수 있도록 점수화(매우 나쁨에서 매우 좋음 또는 매우 낮거나 매우 높음 등의 기준으로 1-5점 또는 1-10점으로 점수로 측정한다.)해야 한다. 그리고 설문조사, FGI 등을 통한 유저 리서치나 유저 테스트를 진행하며 설문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점수를 받거나 관찰하며 점수를 기록한다. 다수의 타깃 유저들로부터 점수를 받다 보면 사용자 특질에 일정 행동 패턴(Behavior Pattern Mapping)이 생기는데 이 패턴을 통해 생성된 가상화된 한 명 또는 N명의 유저가 바로 페르소나이다.

 

맨 좌측의 등급에서부터 디지털 기기 친숙도 항목이 에듀테크 서비스에서 페르소나를 생성하기 위해 추출된 사용자 특질이고 가운데 색상 카드는 사용자를, 동일 색상의 카드 그룹은 한 명의 사용자가 각 특질에 대해 응답한 결과값을 의미한다.

 

위와 같이 에듀테크 서비스의 경우에는 학업 상위권과 하위권 두 개의 패턴 맵핑이 생성될 수 있는데 서비스 전략에 따라 두 페르소나를 모두 공략할지, 아니면 한 페르소나에 집중할지 선택을 해야 한다. 한 페르소나에 집중을 하더라도 상위권 타깃은 소수이기 때문에 마켓 사이즈를 고려해 하위권 타깃에 집중할 것인지, 마케팅이나 리소스를 고려해 상위권 타깃을 공략한 다음 하위권 타깃으로 확대해 나갈 것인지 등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때문에 주요 사용자 특질을 추출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설문지 등을 작성하거나 페르소나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고 전략 등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획자의 높은 서비스 이해도가 필요하다.

 

트립스토어에서 공개한 페르소나

 

고객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 작성

고객 여정 지도란 고객이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는 과정이나 단계, 즉 고객이 처음 정보를 탐색하는 단계에서부터 서비스 제공이 완료되는 순간까지를 그림이나 사진, 도표 등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고객 여정 지도를 작성하는 과정을 통해서 고객이 서비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하는지를 고객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으며 새로운 기회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마이리얼트립에서 공개한 고객 여정 지도

 

고객 여정 지도의 작성은 기획자가 시장 및 경쟁사, 사용자를 조사하는 상위 기획 과정에서 작성하기 시작해 서비스를 오픈하고 서비스 분석을 하면서 계속 고도화 및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서비스 생애 주기와 함께하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고객 여정 지도는 가로를 기준으로 3단으로 구분하여 상단에는 시장과 경쟁사와 관련된 정보를 작성하고, 중단에는 사용자가 시장이나 경쟁사를 통해서 느끼는 감정을 곡선으로 표현하며, 하단에는 자사 서비스와 관련된 내용을 작성하게 된다.

그리고 세로를 기준으로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는 과정이나 단계를 표시한다.

 

나의 경우, 고객 여정 지도를 위와 같은 형식으로 작성한다.

 

가로를 기준으로 상단에는 시장과 관련된 영역으로 직접적인 경쟁사 중 상위 1-3위와 직접적인 경쟁사는 아니더라도 대체 시장의 경쟁자를 다룬다. 대체 시장이라 함은 예컨대 중고등학생 대상의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라면 학원이나 시중 교재는 직접적인 경쟁사는 아니지만 방과 후 제한된 학습 시간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경쟁자이기 때문에 조사에 포함한다.
그리고 중단에는 경쟁사를 통해 사용자가 느끼는 감정 곡선을 그리게 되는데 이는 타깃 유저들의 대표인 페르소나(조사한 타깃 유저의 평균치)가 고객 여정(Critical Path)에 따라 경쟁사별로 느끼는 감정을 1점(나쁨)에서 5점 또는 10점(좋음)으로 점수화하고 이를 곡선으로 표시한다.
하단에는 상단의 시장 조사 결과와 감정 곡선을 통해 자사 서비스에 어떠한 기회(Opportunity, 즉 시장의 실패를 이야기한다.)가 있을 수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To do 또는 Solution)와 관련된 내용을 작성하게 된다. 보통은 상단의 경쟁사에 대한 사용자의 감정 곡선이 가장 낮은 단계가 시장의 페인 포인트이기 때문에 이 단계를 해결했을 때 자사 서비스가 시장에서 강점이나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여러 기회 영역 중에서도 모든 것을 동시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기회 영역 중에서도 그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두어 별점(5점)으로 표시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아래에 이 기회 영역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즉 시장의 페인 포인트에 대한 솔루션을 작성하게 된다.
세로 기준인 사용자가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는 과정이나 단계는 도메인이나 서비스마다 상이하겠으나 작성해야 하는 주요 고객 여정(Critical Path)은 인입 전과 인입 후로 나누어 서비스 인입 전은 보통 마케터가 작성하게 되고, 서비스 인입 후는 기획자가 작성하게 된다. 나의 경우에는 기획자가 작성하게 되는 고객 여정은 보통 터치 포인트(Touch Point)가 서비스 화면이기 때문에 경쟁사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는 과정에서 캡처한 화면을 출력해 붙여 놓고 그 옆에 화면별 SWOT 분석이나 관련 지표 등을 병기해놓는 방법으로 작성한 다음 함께 작성하는 동료들과 협의하여 정한 주기별로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SWOT 분석이란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의 머리글자를 모아 만든 단어로 내부 환경과 외부 환경 각각의 요소를 바탕으로 현황을 분석하는 분석 방법이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서 보게 되는 고객 여정 지도에는 경쟁사나 자사의 지표들이 누락되어 있어 이런 자료들만 접하다 보니 고객 여정 지도를 작성하라고 하면 보통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등 정성적인 내용으로 작성하게 된다. 그런데 정성적인 내용으로는 경쟁사들과 비교 분석하거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아 수치를 통해 정략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기사나 앱스토어 정보 등을 통해서 경쟁사의 사용자 지표를 최대한 획득하여 병기하고 고객 여정은 그 과정이나 단계마다 사용자가 지불하는 비용 즉 돈이나 시간, 노력 등을 정략적으로 측정하여 표시하고 비교 분석해야 한다. 예컨대, 특정 서비스 화면이라면 다음 페이지로 이동하는 데까지 걸리는 평균 체류시간(Avg. Duration Time)이나 평균 클릭 수, 웹페이지라면 로딩 시간(Loading Time) 등 해당 페이지에서 사용자가 지불하는 비용이나 중요한 지표가 무엇인지 판단하고 이를 측정하며 경쟁사와 자사 서비스를 비교 분석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자사 서비스가 런칭하여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하면, 하단의 솔루션 영역에 재방문율, (Retention Rate), 전환율(Conversion Rate), 체류시간(Duration Time), 클릭수 등의 여러 서비스 지표들도 함께 기록하고 경쟁사와 비교 분석을 하며 다시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설정하며 실험을 통해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
때문에 고객 여정 지도의 작성은 상위 기획 시에만 작성하고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생애 주기와 함께 하며 주기별로 업데이트해야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지금까지 고객 여정 지도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이제 회의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워보자!

 

기획자라면 인터넷을 통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영상이나 이미지를 본 경험이 분명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저 벽면을 채우고 또 업데이트하는 과정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 나만 겪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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