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차이 ; 경험의 중요성
16년 차 IT서비스 기획자로서 그런저런 서비스를 만드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속칭 디테일이 쩌는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힘들고 어렵다.
특히 70%에서 90%, 20%를 채우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데 97%에서 98%, 98%에서 99%, 그 1%를 채우는 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1%의 디테일, 완성도를 높이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제대로 된 걸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동료들(신입은 제외하자.)과 함께 일할 때이다. 그들은 디테일과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들고 그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했을 때 느끼는 감동이나 희열, 보람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인지 그런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는 고통부터 생각한다. 정상에 올라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정상에 오르면 이런 점이 좋다고 설득하지만 저 높은 산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오는 고통만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동료들을 설득하고 끌고 가는 것이 너무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오죽하면 이런저런 디테일과 완성도를 챙기는 행위를 고객에게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고생시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엿 먹이려고 이러는 거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이 도대체 어떠한 자세와 생각으로 자신의 일과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매번 비용과 시간을 핑계로 어떻게 하면 자신이 해놓은 것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지를 고민한다. 변경이나 수정을 요청하면 항상 비용과 시간을 들먹인다. 그런데 내가 다수의 프로젝트를 경험한 바에 따르면 몇몇 업무는 일정이나 인력 등의 리소스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대다수 업무는 시간과 비용이 아니라 작업자의 자세나 의지, 열정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세와 생각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렵다. 제대로 만들어 본 경험이 없으니 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설득을 하지만 이미 습관화되고 굳어진 자세와 생각을 바꾸는 건 서비스의 완성도를 몇 퍼센트 높이는 것보다 더 어렵다. 때문에 구인 시 이런 경험을 가진 동료들을 채용해야 하는데 이런 경험이나 자세, 생각보다는 학벌과 커리어만 보고 채용을 한다.
그래서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지 너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보면 그 회사와 팀, 멤버에 관심이 생기며 찾아보고 또 부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