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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Lean 등의 용어가 짜증나는 이유

세균무기 2020. 2. 26. 22:00
최소 기능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이란 고객에게 제품의 가치를 검증하기 위해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한 제품을 말한다.

 

내가 MVP,  린(Lean) 등의 용어에 짜증 나는 이유는 동료나 회사, 나아가 업계에서 낮은 서비스 완성도나 퀄리티에 대한 변명으로 해당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MVP잖아요! 어떻게 MVP 때 완벽해요?"
"MVP니까 오픈하고 사용자 반응이나 데이터 보면서 수정해요!"
"MVP 몰라요? MVP! MVP잖아요~"

 

 

MVP =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한 제품 ≠ 낮은 완성도와 퀄리티의 제품

 

모바일 시대의 등장과 함께 영세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사업에 대한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빨리 검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때문에 MVP와 린(Lean) 등의 이론과 기법들이 왜 등장하고 중요해졌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하라고 했지 그 최소한의 기능이 완성도가 낮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는데 왜 MVP라며 구현한 기능의 완성도가 낮아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MVP를 설명하는 너무나 유명해서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이미지 되시겠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적어도 만들어진, 제공하려는 기능은 완성도가 높아야지 않나?

낮은 완성도와 퀄리티의 스케이트보드를 누가 타고 싶을까?
게다가 시장엔 이미 완성도 높은 스케이트보드뿐만 아니라 퀵보드,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마저도 있는데 말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MVP를 제공할 것인가?

 

일반 사용자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서비스에 접근이 가능한 시점부터는 더 이상 MVP가 아니다.
즉 길게 잡아도 클로즈 베타까지만 MVP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처음 오픈해서 사용자가 별로 없을 때까지는 MVP 기간이라며 낮은 서비스 완성도와 퀄리티가 당연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럼 3개월, 6개월, 1년이 지나도 사용자가 없으면 그때도 MVP인가?

 


나도 동료들에게 부족한 인력과 일정 안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페이지나 기능의 완성도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협의를 통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도가 낮은 페이지나 기능을 개발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MVP라는 이유로, 또 빠르게 기능을 구현하고 개선해나가자며 서비스를 대충 만들어 사용자에게 선을 보이자고 하면 기획자가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까?

그런데 내가 수없이 서비스를 런칭해본 결과 한번 떠나간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게다가 다수의 프로젝트를 경험한 바에 따르면 서비스나 페이지 단위라면 일정이나 인력 등의 리소스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개별 기능의 구현이나 완성도, 퀄리티 등은 리소스보단 프로젝트 팀원들의 자세나 의지 등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정말 일정이 짧고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렇게 낮은 완성도와 퀄리티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거라면 차라리 그냥 완성도와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중요도가 낮은 페이지와 기능을 떼자고 하는 편이 오히려 설득력 있지 않을까?

(용어가 무슨 잘못이 있겠냐? 다 사람이 잘못이지!)

 

P.S. : 나는 쩌는 디테일과 완성도를 통해 사용자에게 놀랄만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