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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매니저 또는 PD분들께

세균무기 2017. 9. 21. 09:00

최근 콘텐츠 플랫폼과 창작자들 사이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을 보고 있자니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는 콘텐츠 매니저 또는 PD분들(이하 콘텐츠 매니저라 합니다.)께 한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콘텐츠 매니저가 창작자를 어떻게 Care해야 하는지 영화 '지니어스'를 보면서 좀 배웠으면 한다.
영화 '지니어스'는 천재 작가인 토마스 울프와 그의 능력을 알아 본 편집인 맥스 퍼킨스의 이야기를 다룬, 즉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맥스 퍼킨스 役엔 콜린 퍼스가, 토마스 울프 役엔 주드 로, 그리고 토마스 울프에 집착하는 여인 役을 니콜 키드먼이 맡았다.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1929년 뉴욕, 여러 출판사로부터 거절만 당하던 울프의 천재성을 알아 본 출판사 스크라이브너스의 편집자, 퍼킨스는 그의 원고를 출판하여 울프를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리고 함께 또 하나의 소설을 작업하게 된다.
영화 이야기를 하려 한 것은 아니니 자세한 내용은 직접 영화를 보기를 바라며 영화 '지니어스'에서 나온 한 대사를 소개한다.

영화에서 퍼킨스는 울프의 차기작인 소설 '시간과 강에 대하여'를 출판하기 위해 꼬박 2년을 매달린다.


울프 : 음~ 이런! 무작정 떠날까 봐! 아마도 유럽으로... 빨리 이곳을 떠나야지! 서평이 쏟아지기 전에...

울프가 뒤를 돌아 퍼킨스의 사무실에서 나가려다 말고 퍼킨스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퍼킨스 : 왜?
울프 : 한 단락만 추가해야겠어!

울프가 재킷 호주머니에서 주섬주섬 한 장의 종이를 꺼내들고 퍼킨스를 바라본다.

퍼킨스 : 맙소사!
울프 : 딱 하나만! 한 단락만 추가했으면 좋겠어.
퍼킨스 : 추가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어! 하나가 둘이 되고 그럼 1년이 더 걸려.
울프 : 들어나 볼래? 첫 페이지에 넣어줘.

그리고 꺼내든 종이를 읽기 시작한다.

울프 : 이 책을 맥스웰 에바츠 퍼킨스에게 바칩니다. 용감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작가를 믿고 긴 절망의 시간을 견뎌냈습니다. 바라건대 이 책이 그의 가치를 증명하길...

그리고 울프는 그 종이를 퍼킨스의 책상에 놓는다.

퍼킨스 : 안 넣었으면 좋겠는데...
울프 : 왜?
퍼킨스 : 편집자는 익명으로 남아야 해! 그보다 더 큰 이유는... 항상 두렵거든. 내가 자네의 글을 변형시키는 것 같아서... 어쩌면 초고가 훨씬 나았을지도 모르지. '전쟁과 평화'도 그냥 '전쟁'이면 안 되잖아? 
울프 : 맥스~
퍼킨스 : 그래서 우리 편집자들은 밤잠을 못 이뤄. 우리가 정말 글을 좋게 바꾸고는 있나? 그냥 다르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편집자인 퍼킨스가 어떠한 자세와 마음으로 창작자인 울프를 대하는지 이 대사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당신은 창작자에게 어떤 콘텐츠 매니저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