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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맛없고 독있는 재료들을 맛있게, 그리고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요리한 '의형제'

by 세균무기 2010. 2. 8.


6년 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의문의 총격전. 그곳에서 처음 만난 두 남자, 국정원 요원 한규와 남파공작원 지원. 작전 실패의 책임을 지고 한규는 국정원에서 파면당하고, 지원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북에서 버림받는다.
그리고, 6년 후..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속이고 각자의 목적을 위해 함께 하게 되는데..적 인줄만 알았던 두 남자.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로서 남자로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원에게 6년 전 그날처럼 북으로부터 지령이 내려오게 되고 한규와 지원은 인생을 건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된다.


위드블로그 '의형제' 리뷰어로 선정이 되어 맹과 함께 '의형제'를 보고 왔습니다.
디지털 3D 혁명을 일으키며 난공불락으로 1위를 유지하던 아바타를 제치고 포털 사이트 영화 평점 9.19 /10 점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YES24, 인터파크, 티켓링크 예매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 '의형제'.
'영화는 영화다'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장훈 감독이 두번째로 연출한 영화인데다가 흠잡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는 흥행보증 수표인 송강호와 여성들을 영화관으로 이끄는 매력 넘치는 강동원이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슈가 되는 영화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작전 실패로 파면당한 전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와 북조선인민공화국에게 버림받은 남파 공작원 지원(강동원)의 우정을 다룬 영화로 남북분단의 현실이라는 식상한 소재를 가지고 기존에 남북 이야기를 다뤄 실패한 영화들과 얼마나 차별화를 두고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영화를 보는 내내 결론은 자본주의의 패러독스, 이주노동자와 국제 결혼의 문제(결혼을 통해 낯선 외국으로 온 처녀들에 대한 인권 문제), 현대사회의 가족 붕괴,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힘든 일상을 보내는 대한민국 가장들의 고단한 삶, 남북 분단의 현실 등에서 발생하는 여러 고민과 고통, 문제 등을 '인간애'를 통해서 해결한다는 맛없고 독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맛있게 요리한 영화라는 것입니다. 딱딱하고 지루할만한 소재를 유쾌하게 웃음 짓고 또 감동 받아 눈물을 흘릴 수 있게 잘 만들었네요. 지원이 마지막에 조국도, 친구도, 자신의 가족도, 한규도, 아무도 배신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ㅎㅎ 관객도 배신하지 않은 영화입니다.

여성분들에게는 강동원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봐야할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디지털 3D 혁명을 이끌며 흥행에 성공한 아바타 때문에 공중파에서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해서 걱정하는 토론을 하고 관련된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졌었는데 '의형제'를 보면서 영상혁명보다는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감독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국 영화 산업이 그리 어둡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 영화 파이팅입니다!!

다시 '의형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서 장훈 감독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관객, 특히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관객들에게 116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파면당한 전 국정원 요원 한규와 버림받은 남파 공작원 지원을 통해 위와 같은 문제들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인간애'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파면당한 전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는 흥신소를 운영하며 주로 국제 결혼을 통해 한국에 살게됐지만 이런 저런 사유로 도망다니는 동남 아시아 여인들을 잡으며 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규 밑에 직원으로 채용된 지원은 동남 아시아 여인들에 대한 인간적이지 못한 처우와 행동을 일삼는 한규에 불만을 갖게되고 이로 인해 언쟁을 합니다. 차츰 한규는 그런 지원의 인간애에 동화되어 인간애를 발휘하게 됩니다.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인격을 잃어가는 한규를 통해 자본주의의 패러독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갈수록 늘어나는 국제결혼과 다문화 가정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융화해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장훈 감독은 인간애를 통해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여 우리 사회에 발생하는 국제 결혼과 다문화 가정의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며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이자 기초인 가정의 파괴로 인한 문제들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결해야하는지에 대한 감독의 이야기를 계속 전개합니다.
그리고 분단이라는 가슴 아픈 현실 속에서 고통 받고 힘들어하는 우리 민족이 통일을 위해서 과연 무엇을 해야하고 어떠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감독은 이 또한 '인간애'라고 이야기합니다.  

울며 보다가 해피엔딩으로 끝나 미소를 머금는 맹과는 달리 영화가 끝나서도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현대사회와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이자 국민으로서 가슴 한켠이 무거워졌습니다. 또한 과연 제가 어떠한 마음가짐과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것처럼 인간애를 통해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분단이라는 현실이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소망합니다.





가슴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세균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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