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고 싶다!

Posted in Life // Posted at 2016.07.17 22:04


나는 현재 37살 솔로 남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왜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냐?',  '왜 연애도, 소개팅도 하지 않냐?'는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
굳이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해봐야 돌아오는 답변이 뻔하기도 하고 괜히 불편한 이야기만 길어질 것 같아 일관되게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상황을 모면하곤 했는데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솔직한 심정을 이렇게나마 밝혀본다. 신체적, 정신적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며...

첫째, 사업의 실패로 인해 모아놓았던 돈을 모두 날려서 통장에 결혼을 생각할 정도의 돈이 남아있지 않은데다(그렇다고 넉넉한 형편이 아닌 부모님께 손 벌리기도 싫다.) 해외를 왔다갔다 하며 일하다보니 안정적으로 정착된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어 제대로된 연애나 결혼을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이 나이에 차도 없어 소개팅을 나가는 것조차 망설여진다. 

둘째, 17년을 밖에 나와 혼자 살다보니 외로움도 느끼질 않고, 누군가에게 방해 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삶에 만족하고 있다. 또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재미와 가치를 느끼고 있다보니 일에 방해가 되는 상황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누군가가 내 삶에 깊숙히 들어오면 상대방에게 인내를 요구하거나 힘들게 하지는 않을까 싶어 연애가 망설여진다. 
과거에도 일 때문에 상대방에서 소홀하거나 힘들게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기에 똑같은 실수와 잘못을 반복할 것 같다. 상대방에게 존중과 관심, 배려, 애정, 사랑 등 줘야할 것도 많고 희생도 해야한다는 걸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아직 나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다.

셋째, 지킬게 있다는 것이 사람을 용감하게 만들고 때론 인생을 풍요롭고 가치있고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사람을 비굴하고 추하게도 만들고 때론 악마처럼 만드는 것을 보면서 나의 삶과 인생에 대한 가치관과 신념이 흔들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든다. 나의 이런 자유로운 삶과 가치관은 혼자였기에 가능했고 유지할 수 있었다고 믿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사랑을 하고 싶다.

오래전 이성적으로 호감이 가는 여성에게 조심스레 고백을 했다.
물론 그 고백을 하기 위해 수많은 나날을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고 때론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도 했다. 결국 몇 달을 가슴앓이를 하다 결국 고백을 했지만 정중하게 거절을 당했다.
예상을 했기에 표면적으론 담담하게 받아들였지만 가슴 한구석에 커다란 구멍이 뚤린 것 마냥 공허한 건 어쩔 수가 없더라. 그리고 평소 편하게 지낸 사이였기에 그 사이마저 틀어질까 걱정이 되 고백을 하지 말 것을 괜히 했다며 며칠을 자책했다.
주변 사람들은 평소답지 않게 전전긍긍하는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거절을 당하면 사라져버려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언제 그랬냐듯 평상시처럼 행동을 했다. 나 때문에 그 사람과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하거나 피해를 보는 건 서로 간의 예의가 아니니까.

일만하는 기계가 된 것 같은 요즘이다.


그래도 난 이렇게 이성으로 인해 가슴 떨리고 고민하는 과정이 좋다.
실제 사귄 것보다 좋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좋아하는 이성을 사귀는게 더 좋겠지만 이런 과정에도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극단적 워커홀릭이라고 주변에서 걱정할 정도로 주말을 포함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일만 하고 있는 정서적으로 건조하고 메마른 삶을 뒤늦게 후회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곤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떨리고 흥분되고 고민하고 가슴 아파하며 한 인간으로서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낀다. 그래서 그 떨림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 '언제 가슴이 가장 뜨거워지냐?'고 묻는다면, 난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때와 사랑을 할 때라고 답변할 것이다. 
그래서 난 사랑을 하고 싶다.


(써놓고 읽어보니 뭔가 무척 이기적인 사랑을 원하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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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무기, 지구별에 흔적을 남기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유세균입니다.
법과 행정을 전공한 웹/모바일 기획자이자 PM이며, 그리고 변방의 한 블로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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