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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et

IT종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는...

by 세균무기 2013. 7. 23.


1. 기획자는 AS기사가 아닙니다.


지난주 대학 동창이 노트북이 너무 느린데다 이상한 것들(?)이 뜬다며 노트북을 포맷하고 OS와 프로그램 등을 재설치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번거롭고 하루를 다잡아 먹을 일이 뻔하기에 거절을 하려고 했는데 차마 친구 입장에서 거절하기 난처하여 알았다며 주말에 가져오라고 했다.

가뜩이나 베트남에서 휴가차 한국에 들어온 후배가 목요일 저녁부터 3일 동안 새벽마다 술 마시자며 붙잡아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피곤한데 토요일 오전부터 전화벨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집근처에서 새벽 4시까지 후배와 술을 마시다 함께 집에 들어와 자다보니 오전 9시부터 울린 전화벨을 11시에나 받을 수 있었다. 방송작가인 동창이 작업을 위해 빨리 고쳐야 한다며 노트북을 들고 집근처로 오겠다길래 알았다고 하며 허겁지겁 나갈 채비를 하고 후배와 함께 집을 나섰고 지하철역 근처에서 만나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그런데 노트북을 보고 후배와 어찌나 당황했던지... @.,@;;


넥슨박물관에 보내야할 노트북이 눈 앞에 떡하니 놓이니 눈 앞이 멍해졌다. 가져온 노트북은 8년 된 구형 노트북으로 인텔 펜티엄M, 램 500M, 하드 80G의 사양.

게다가 켜보니 

1. 윈도우XP 업데이트 안 함. SP1에 머물러있으니 보안패치는 보나마나...

2. 백신도 업데이트 안 함. 그나마 백신은 깐 것이 용함.

3. IE6 사용. 여기서 GG침.

4. 바이러스, 스파이웨어 등... 굳이 백신 업데이트해서 안 돌려봐도 뻔함.


커피숍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서 30분간 멘붕상태에 한숨만 쉬다 동창, 후배와 함께 집에 와서 오후 4시부터 본격적으로 포맷하고 백신 깔고 업데이트 해주고 해당 노트북에서 그나마 기본적인 작업은 가능하도록 최적화해주고 몇 가지 프로그램 깔아주니 9시를 훌쩍 넘겨버렸다.

황금같은 토요일이 그렇게 구형 노트북과 함께 날라가버렸다. ㅠㅠ (게다가 둘은 옆에서 '모두의마블'을...)



2. 부모님께 스마트폰 놓아드리면...


매형이 작년 중국으로 발령이 나면서 누나네가 올해 초 중국으로 나갔다. 조카 둘이 함께 나가다 보니 고향집에 내려가면 부모님께 동생이나 내 스마트폰으로 누나한테 화상통화를 걸어 손녀 얼굴을 보여드리곤 했는데 그게 참 부러우셨는지 얼마되지 않아 스마트폰을 장만하시더라. 그래서 공유기도 설치해드리고 카톡, 탱고 등 필수 어플을 깔아드렸는데 그 이후론 본의 아니게 부모님과 자주 통화를 하고 있다. 좋아라 해야할지...

사소한 문제인데 해결을 못해 그나마 IT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아들에게 전화를 주시는데 통화상으론 도통 이해도, 해결도 못하겠더라. 

여하튼 본의 아니게 부모님께 효도를 하고 싶다면, 또는 부모님과 자주 통화를 하고 싶다면 부모님께 보일러 대신 스마트폰 놓아드리면 된다는 결론이.



3. 검색의 생활화!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 사라질 줄 알았다.

그러나 모바일검색이 신뢰도 높은 친구의 큐레이션된 정보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인가보다.

아침 일찍부터 보통 새벽 3시까지 컴퓨터를 붙잡고 있고 각종 SNS에 로그인 상태로 있다보니 IT관련된 문제 뿐만아니라 사소한 것까지 문자나 SNS를 통해서 물어본다.

(친구들에게 욕은 얼마나 더 친근한지를 재는 척도이자 친근감의 표현이다보니)쌍욕 아닌 쌍욕을 하며 검색을 하라고 해도 가끔씩 물어보는 것 보면 언제라도 나를 찾아주는 친구들의 우정에 눈물이 흐른다... 는 개뿔.

어제도 와이파이 안 된다며 물어보는 친구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면서 하루 빨리 검색이 나를 뛰어넘기를 바래본다. 그럼 이 친구들 연락 안 하려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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